2018년 작성 이후 처음으로 공개
445쪽 분량 탈북민 508명 증언집
윤 대통령 ‘대북 압박’ 기조 반영
전문가 “대화 재개 더 어려워져”
통일부는 445쪽 분량의 ‘2023 북한 인권보고서’를 발표했다. 정부 차원에서 북한 인권 관련 보고서를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2018년부터 매년 북한 인권보고서를 작성했으나 남북관계 영향 등을 고려해 그간 3급 비밀로 비공개해왔다.
보고서는 북한 주민들의 생명권 등 시민·정치적 권리, 식량권 등 경제·사회·문화적 권리, 여성·아동·장애인 등 취약계층, 정치범수용소 등 특별 사안 부문으로 나눠 북한 인권 실태를 담았다. 탈북민 508명의 증언을 토대로 했다.
북한 인권보고서 공개는 윤석열 정부가 강하게 밀어붙이는 ‘북한 인권 개선’ 정책의 일환이다. 북한 인권문제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정부는 핵무기 고도화에 천착하고 있는 북한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북한 인권을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북한 인권보고서 공개를 계기로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와 위기관리 역량은 시험대에 올랐다. 북한은 그간 국제사회의 인권문제 제기에 “가장 비열한 적대 모략 책동” “주권 침해”라고 반발해왔기 때문이다. 최근 한·미 대규모 연합훈련과 미국 핵 항공모함 전개를 빌미로 자행하는 북한의 도발적 군사 행동을 더욱 촉발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정부가 ‘북한 인권 개선’에만 치중해 ‘강 대 강’ 긴장을 고조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북한 인권보고서 발표는 남북관계 개선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북한 인권문제와 군사적 문제를 완화시키지 않으면 북한과 대화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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