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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일회용품 사용과 퇴출

‘보이콧 철회’ 제주 일회용컵 보증금제 한숨 돌렸지만…“문제는 제도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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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시행을 거부해 온 일부 제주지역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제도 시행 4개월 만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제주의 한 업체가 지난 1월 내걸었던 현수막. 박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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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업체 중심 190여곳 형평성 문제 제기
“도내 모든사업장 확대, 공공반납처 확대” 요구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시행을 거부해 온 일부 제주지역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제도 시행 4개월 만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제주 프랜차이즈점주협의회는 일회용컵 사용량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올리려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도의 취지에 공감하며 제도 동참을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은 다만 “프랜차이즈라는 이유만으로 영세한 가맹점에 일방적인 부담을 강요하는 이행 방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문제가 있다”면서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도내 모든 사업장 확대, 컵 공공반납처 확대, 제도 동참을 위한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카페에서 일회용컵에 음료를 구매하면 보증금 300원을 내고, 컵을 반환할 때 보증금을 돌려받는 제도다. 무분별한 일회용품 소비를 줄이고, 다회용품을 권장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12월2일부터 제주와 세종에 한해 시범 운영 중이다. 대상 매장은 전국에 매장수가 100개 이상인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장 등이다.

제주에서는 카페 3394곳 중 467곳이 일회용컵 보증금제 대상 매장이다. 하지만 이중 190여곳이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참여를 거부해왔다. 참여 거부 매장 대부분은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판매하는 소규모 프랜차이즈였다. 이들은 보증금제가 참여 매장에 대한 가격 인상 효과를 불러일으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 일회용품을 더욱 많이 소비하는 대형 개인 카페는 보증금제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점 등의 문제를 제기해왔다.

제주도는 이같은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조례로 일회용컵 보증금제 대상을 도 전역 카페로 확대하고, 회수기의 추가 설치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경향신문

다른 업체의 컵을 받지 않는 무인반납기. 제주환경운동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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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환경운동연합 점검결과 제도 홍보 부족
교차 반납 일부 안돼…보이콧 업체 단속해야


업체의 보이콧이 철회됐지만 일회용품 보증금제의 안착까지는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 제주와 세종에서만 시행되고 있고, 모든 카페가 적용 대상이 아니다보니 제주에서 많은 일회용컵을 소비하는 관광객 대부분이 해당 제도를 모르는 점, 회수 시스템에 대한 홍보 부족 등이 여전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최근 일회용컵 보증금제 대상 매장 10곳, 공공반납처 4곳 등을 찾아 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 “제도 안착을 위한 대대적인 홍보, 무인반납 회수기의 교차 반납 적용, 보이콧 업체에 대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점검 결과 일회용컵 보증금제 참여 업체 구별을 위한 알림이 부족하고, 본사 차원의 홍보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일부 업체의 무인 반납기는 다른 업체의 컵을 받지 않아 교차반납이 어려웠다. 제주공항과 제주시청 등에 운영 중인 공공반납처(무인반납기)는 홍보가 이뤄지지 않거나 외진 곳에 위치해 찾기 어려운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특히 “10곳 중 2곳의 업체가 제도 시행을 거부하고 있었다”면서 “제도 이행을 전면 거부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제도 시행에 따른 단속과 제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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