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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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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엄지·손목 붓고 아프다면 ‘손목건초염’ 의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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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상욱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중앙일보

손은 쉴 틈 없이 움직인다.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더 바빠졌다. 이렇듯 손이 혹사당할수록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은 증가한다. 이때 엄지손가락이나 손목이 붓고 통증이 나타난다면 ‘손목건초염’을 의심해야 한다.

건초는 힘줄(건)을 칼집처럼 감싸고 있는 얇은 막(초)으로, 힘줄이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손목건초염은 손목에서 엄지로 이어지는 힘줄을 둘러싼 건초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드퀘르벵 병’이라고도 한다.

손목건초염은 보통 손목 근육이나 관절을 과도하게 사용해서 생긴다. 피아니스트·수공예가·요리사·게이머 등 손목을 많이 쓰는 직업군에서 흔하다. 손목을 많이 안 쓰던 사람이 갑자기 무리해서 사용했을 때도 발병률이 높아지는데 골프·자전거·테니스 등 평소 안 하던 운동을 과도하게 하면 발생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자주 사용하는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성에서는 임신과 출산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많은데, 여성호르몬 탓에 염증이나 부종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집안일 때문에 손가락과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관련이 있다.

증상은 통증과 부종이 대표적이다. 이외에 누르면 아픈 압통, 관절 운동의 장애, 근력 약화 등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해지면 휴식을 취해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간혹 손목터널증후군과 혼동하기도 하는데, 두 질환은 과도한 손목 사용으로 통증이 발생한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증상에서 차이를 보인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신경이 눌려 생기는 질환으로 손가락이 저리거나 아픈 반면, 건초염은 손저림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가장 좋은 치료법은 휴식이다. 엄지손가락과 손목의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안 하던 운동을 하다 발병했다면 운동을 그만둔다. 될 수 있는 한 손목건초염이 발생한 손은 쉬도록 하고 소염제로 부기를 가라앉힌다. 그래도 증상이 지속하면 심한 부위에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는다. 일련의 치료에도 증상 호전이 없다면 수술을 고려한다. 수술은 힘줄을 덮고 있는 활차(인대)의 일부를 잘라 힘줄에 대한 압박을 풀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 없이 자가진단만으로 스스로 처치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찜질도 증상과 시기에 따라 냉온을 적절히 선택해야 한다. 만성인 상태에서 냉찜질하면 오히려 증상만 악화할 수 있다. 손이 부었다고 침을 맞으면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손을 전문으로 하는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도록 한다. 손목건초염은 초기에 발견하면 휴식과 간단한 보전 치료로 완치할 수 있지만, 방치하는 기간이 길수록 치료의 강도와 재발 확률은 높아진다.

평소 손목 건강을 위해 지나치게 반복적이고 무리한 동작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손목을 자주 사용한다면 충분한 휴식과 더불어 틈틈이 손목 스트레칭을 해주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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