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R114 REPS에 따르면 올해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 물량(공공분양, 임대 제외)은 지난해보다 29% 감소한 26만7000가구로 집계됐다. 2013~2022년 평균 분양 물량 36만9000가구를 적정한 분양 물량이라고 가정했을 때 10만2000가구나 적은 수준이다.
올해 분양 물량이 급감한 이유는 뭘까.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담이 커진 데다 미분양 아파트 급증이 영향을 미쳤다. 시행사가 분양을 연기하고, 시공사도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로 사업 계획을 보수적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물론 냉각된 분양 시장 속에서도 분양이 늘어난 지역이 있다. 지방에서는 광주, 부산광역시 물량이 증가했고, 서울도 분양 물량이 늘었다. 광주의 경우 올해 분양 물량이 1만3662가구로 최근 3년(2020~2022년) 평균 분양 물량(5004가구)보다 173% 증가한다. 부산은 같은 기간 1만5553가구에서 2만5165가구로 62% 늘어난다. 서울도 2만5658가구에서 3만564가구로 19% 증가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국 대부분 지역은 분양 물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분양 물량 축소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착공 물량 감소다. 과거 10년간 분양과 착공 물량은 상관관계가 높았다. 즉 분양이 많아지면 착공도 순조롭게 이어졌고, 반대로 분양이 축소되면 착공도 지연되는 결과를 낳았다.
과거 분양과 착공 물량의 상관관계를 적용해 산출한 2023년 주택 착공 물량은 전년 대비 44% 감소한 21만4000가구다. 2013~2022년 평균 착공 물량(53만가구) 대비 40% 수준에 그친다. 착공이 활발해야 실수요자 주택 마련이 쉬운 만큼 부동산 시장이 불안한 모습이다.
주택 착공 후 입주까지 짧게는 30개월, 길게는 36개월이 소요된다. 착공 환경과 3년 뒤 입주 환경은 다를 수 있다. 고금리, 미분양, 공사비 급증 등 얼어붙은 시장 환경에 착공을 미루면 3년 뒤 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오를 수 있다. 서민의 안정적인 내집마련을 위해서는 지역별로 균형 있고 안정적인 분양, 착공 등 주택 공급 계획 실천이 필요하다.
불황 속에서도 건설사 착공이 늘어나는 것은 공급 측면에서 응원할 만하다. 실수요자의 내집마련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양질의 저렴한 주택 공급이 많아져야 한다. 지역에 관계없이 주택의 실거주 가치가 커지기를 기대해본다.
허문욱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 수석전문위원 |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03호 (2023.04.05~2023.04.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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