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1개월짜리 예금을 들고말지…금액이 너무 적어 적금이라 하기에도 뭐하다” “차라리 좀 기다렸다 상호금융 특판에 넣어야겠다” (재테크 커뮤니티 회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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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적금 만기 규정이 27년만에 바뀌면서 은행들이 1개월짜리 초단기적금을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금융소비자의 반응은 시원찮다. 한 달에 최대 넣을 수 있는 금액이 너무 적은데다, 수신 금리까지 떨어지고 있어 실질적인 혜택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특히 하반기부터 기준금리를 비롯해 시장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초단기적금은 더욱 ‘찬밥신세’가 될 전망이다.
“이자가 겨우 1800원 애걔~” 찬밥 된 초단기적금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4월 내 만기 1개월짜리 초단기 적금을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역시 ‘B 30적금’, ‘B 써티적금’ 등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하고 상품을 준비 중이며, 우리은행은 구체적인 계획 없이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초단기적금이 출시되는 건 한국은행이 관련 규정을 개정한 데 따른 것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최소 6개월 이상이었던 은행의 정기적금 만기를 1개월로 줄이는 내용의 ‘금융기관 여수신 이율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지난 1995년 최소 1년 이상이었던 만기를 6개월로 줄인 지 27년만이다.
지난해 5%대던 예금금리는 현재 기준금리보다 더 낮은 3%대 초반으로 하락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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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인터넷전문은행이 나타나면서 장기적금보다는 단기적금에 대한 수요가 더 높아졌고, 또 목돈 마련에 대한 금융 소비자의 인식이 변화했다는 판단이었다. 인터넷은행의 파킹통장에 익숙한 20~30대의 경우 길게 돈을 묶어두는 데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고, 또 이전에는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최소 6개월이 필요하다는 합의가 있었지만 더 이상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은행이 만기 1개월 초단기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시장에선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하나 타이밍 적금’을 리뉴얼해 1개월 만기 상품을 선보였다. 기본금리 2.95%에 우대금리를 최대 1%까지 제공한다. 하지만 월 최대 납입 한도가 65만원이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앱) 내 ‘타이밍’ 버튼을 40회 이상 누르고, 친구 추천·재예치 및 자동이체까지 우대금리 조건을 모두 갖춰도 세후 이자는 1810원에 불과하다.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에서 선보인 1개월 초단기적금도 모두 같은 상황이다.
한 직장인 A씨는 “예금금리가 3%대까지 내려왔고, 앞으로 더 떨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누가 우대금리를 받으려고 고생하며 초단기 적금을 들겠느냐”며 “차라리 상호금융 특판을 노리거나 증권사 CMA(종합자산관리계좌)에 넣어두겠다”고 말했다.
금리 더 떨어지는데…은행도 “기대 안 해”
하반기부터는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금리 정점론’이 힘을 받으면서 초단기적금에 대한 수요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가 계속 오르는 금리 인상기에는 한 달 단위로 계속해서 돈을 회전시키는 것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식됐지만, 금리 하락기에는 오히려 조금이라도 이자가 더 높을 때 장기적으로 돈을 묶어두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이다.
은행 역시 이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초단기적금으로 거둘 수 있는 효과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모습이다. 은행으로선 장기예금이나 장기적금으로 예측가능한 수신을 얻는 게 더 운용에 도움이 되지만, 일단 금융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출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초단기적금이 정말 고객의 니즈와 맞아서 인기가 많아지면 그만큼 고객이 확보되는 효과는 있겠지만 당장 손익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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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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