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저축은행 앞.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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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초고속 파산으로 ‘디지털 뱅크런’ 우려감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에서 인터넷은행과 제2 금융권을 중심으로 파산 우려가 있으니 돈을 빼라는 거짓 ‘지라시’가 잇따르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에서 1조원대 결손이 발생해 지급 정지가 예상된다는 지라시에 금융당국이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해명하는 어이없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시장 불안을 조장해 경제적 이득을 보려고 한 세력이 있는지 집중 감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16일 “금융 관련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보니 시장 불안을 조성해 간접적으로 이익을 보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며 “수사기관과 협력해 허위사실 유포 행위를 엄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 건전성이나 시장 불안과 관련한 루머에 ‘투트랙’으로 접근할 방침이다.
허무맹랑한 거짓 루머나 지라시에 대해서는 발견 즉시 수사기관에 고발해 형사처벌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떠도는 정보가 상장사와 관련한 것이거나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일 경우 불공정 거래 혐의가 있는지 집중 조사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장사 관련 루머와 관련해서는 주가 불공정 세력이나 공매도 세력이 연계됐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미국 SVB와 유럽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 등으로 은행권 불안이 커진 상황이라 위기설과 악성 루머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에서 1조원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결손으로 지급 정지 예정이니 전액 인출이 요망된다’는 허위 지라시가 나돈 것과 관련해 저축은행중앙회와 해당 은행은 유포자를 고발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지라시를 확인한 뒤 30분 단위로 해당 저축은행에서의 예금 인출 추이 등을 살펴보며 비상 대기 상태에 돌입하기도 했다.
SVB가 36시간 만에 초고속 파산한 배경으로 ‘디지털 뱅크런’이 꼽히면서 자칫 작은 소문이 금융 시스템 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악의적인 유언비어 유포는 금융시장 불안 및 금융사의 건전성 등 국민경제에 큰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며 엄중 대처를 지시한 바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4일(미국 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SVB같은 은행 파산 사태가 벌어지면 미국보다 예금 인출 속도가 “100배는 빠를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젊은층의 디지털뱅킹이 한국에서 훨씬 더 많이 발달했고 예금 인출 속도도 빠른 만큼, 이런 디지털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일 이뤄지는 차액 결제의 담보 비율을 높여야 하고, 과거에는 은행이 문을 닫았을 때 수일 내 예금을 돌려줬지만 이제 수 시간 내 고객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한국은행이 감독 당국과 함께 어떻게 대응할지가 새로운 숙제”라고 덧붙였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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