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공소장 적시…촛불집회 맞불 시위·보수인사 기고 지시로 구체화
'계엄령 문건 의혹'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입국 |
(서울=연합뉴스) 송정은 기자 = 정치 관여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현천(64) 전 국군기무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 사령관이 2016년 10월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여론에 맞서 대응 계획을 수립하라고 적극 주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법무부가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에게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조 전 사령관은 2016년 10월 하순께 지영관 전 기무사 참모장에게 "현 시국을 타개하기 위해 예비역·보수단체 활용방안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당시는 10월24일 '최순실 태블릿PC' 보도 이후 닷새 만인 29일 1차 촛불집회가 열리는 등 박 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여론에 불이 붙기 시작한 시점이다.
정권 교체를 목적으로 하는 종북 세력 등이 박 전 대통령 하야 요구 등 대정부 투쟁을 선동하고 있어 안보·보훈 세력 등을 결집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게 조 전 사령관의 인식이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지시를 전달받은 예비역지원과장은 '현 시국 관련 안보·보수세 대응 방안' 보고서를 작성했고 지 전 참모장은 이를 승인했다.
보고서에는 'SNS상 활동 기반을 갖춘 보수세를 활용해 우호 여론 조성', '예비역 장성 등 보수 인사의 언론기고 및 종편 출연 유도'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예비역지원과장은 2016년 11월 초순께 예비역 장성, 예비역·보훈 등 단체를 접촉해온 부대원들에게 촛불집회에 맞대응하는 집회·시위를 개최하고 보수 성향 언론에 기사·칼럼·신문광고를 게재하라고 지시했다.
같은 달 언론에는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글과 광고가 여럿 실렸다.
검찰은 조 전 사령관을 지난 14일 이러한 혐의와 2016년 자유총연맹 회장 선거와 관련해 부하들에게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기무사 요원들을 동원한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같은 해 기무사 예산 6천만원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지지여론을 형성하는 데 무단 사용하거나 대외정책첩보소재개발비로 인출한 뒤 다른 용도로 쓴 혐의도 있다.
검찰은 조 전 사령관의 주된 혐의인 2017년 2월 이른바 계엄 검토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윗선에 보고했다는 의혹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s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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