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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

노벨경제학상 크레이머 "한국 출산율 해답? 싱가포르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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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크레이머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 교수가 “다른 선진국처럼 한국도 이민정책으로 세계 최저인 출산율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마이클 크레이머 미국 시카고대 교수. 중앙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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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ㆍ산업연구원ㆍ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크레이머 교수는 이같이 답했다. 그는 “현재 한국의 출산율은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저출산 문제를 겪는 선진국들은 이민정책을 통해 경제활동인구를 확충하고 있다. 홍콩과 싱가포르의 ‘외국인 가사도우미 대상 특별 비자 프로그램’을 (한국이)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4개 국책연구기관 공동 인터뷰



육아ㆍ노인 돌봄을 중심으로 외국인 인력을 단계적으로 충원하면 이민 문호 개방에 따른 사회적 갈등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크레이머 교수는 “(가족 돌봄으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고숙련 국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함으로써 세수 확대, 내국인 저숙련 노동자의 임금 인상 등의 긍정적 파급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선진국이 고령화 ‘함정’ 때문에 정부 지출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문제를 지적하며 역시 이민정책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민자로 구성된 의사, 간호사 또는 돌봄 서비스 근로자가 노인 돌봄 인력 부족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진단하면서다.

또 크레이머 교수는 코로나19 위기를 거치며 더 심해진 선진국과 후진국 간 격차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국이 ‘중간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한국은 디지털 기술 혁신의 선두 주자로서의 위치와 비약적인 경제 발전 경험을 살려 선진국과 개도국 간 소득 격차와 디지털 격차 완화에 있어 비중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에듀테크(온라인을 활용한 교육), 디지털 농업, 디지털 헬스케어, 전자정부 등을 사례로 들었다.

챗GPT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의 비약적인 발전과 관련해 크레이머 교수는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동시에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기술”이라며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 효과가 완전하게 실현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AI로 인해 일자리를 잃었거나 잃을 위기에 처했으나, 다른 산업 분야나 직종으로 쉽게 전직할 수 없는 근로자의 재취업과 교육을 지원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크레이머 교수는 빈곤 퇴치와 관련한 개발경제학 분야에서 석학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1990년 중반 아프리카 케냐 아동의 건강과 교육 수준을 획기적으로 증진시키는 실증적 연구를 해냈고, 이 공로로 2019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이후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을 대상으로 다양한 정책 제언을 해오고 있다.

크레이머 교수는 다음 달 2일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제56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ADB 총회 부대행사인 ‘한국 세미나의 날’에서 기조 대담에 나선다. 이번 인터뷰는 세미나 앞서 서면으로 진행됐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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