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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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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항알레르기·스트레스 개선·심신 안정…과학적으로 효과 입증된 전통 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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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향의 다양한 효능

침향나무 나뭇진 굳어진 약재

『동의보감』 “정신 평안하게 한다”

뇌 건강·항산화 효과도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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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에서 사용되는 수많은 전통 약재 중 현대에 와서 연구가 이뤄지는 약재는 흔치 않다. 핵심 성분과 작용기전을 명확히 밝히기 위한 것이다. 과학적 검증이자 현대적인 시각에서의 재평가인 셈이다. 사실 대부분의 약재는 고서(古書)에만 머무는 경우가 많다. 침향의 경우는 예외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일본 등 전통 의서에 다양한 효과와 처방 사례가 명시돼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연구를 통해 새로운 효과가 밝혀지고 있다. 현대인에게 필요한 항알레르기, 스트레스 개선, 뇌 건강, 심신 안정, 항산화 효과가 모두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한·중 주요 고서에도 효능 명시



침향은 침향나무가 분비하는 나뭇진이 짧게는 10~20년, 길게는 수백 년 동안 굳어진 것을 말한다. 오랜 세월을 거쳐야 하는 만큼 귀한 약재로 여겨졌다. 효능도 탁월해 다양하게 쓰였다. 그리고 그 쓰임새는 고스란히 옛 문헌에 기록돼 있다.

중국 남조 때 의약서인 『본초경집주』에는 “침향은 풍수로 심하게 부은 것을 모두 치료하고 나쁜 기운을 제거한다”고 돼 있다. 침향에 대해 기록된 초기 문헌으로 꼽힌다.

반면에 중국 송나라의 의서 『본초연의』에는 “(침향은) 기를 보호하고 조화하는 상품약(上品藥)으로, 풍수종을 치료하고 나쁜 기운을 제거하며 치료되지 않는 나머지를 고친다”고 쓰여 있다. 중국 명나라의 약학자 이시진은 약학서

『본초강목』에 “상부는 뜨겁고 하부는 차가운 증상, 기가 거슬러 숨이 차는 증상, 대장이 허하고 막힌 증상, 소변이 방울져 나오는 증상, 남자 정액이 찬 증상 등을 치료한다”고 썼다.

또 본초학 의서 『일화자제가본초』에는 “맛이 맵고 뜨거우며 독이 없다. 정을 북돋워 양을 왕성하게 하며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한다. 냉풍으로 인한 마비, 뼈마디가 약해진 증상, 풍습으로 피부가 가려운 증상 등을 치료한다”고 기록돼 있다. 중국 당나라의 의서 『해약본초』에는 “침향은 맛이 쓰고 따뜻하며 독이 없다. 가슴과 배의 통증, 곽란으로 인한 중악, 사귀에 의한 질병을 다스리고 정신을 맑게 한다”고 돼 있다.

『동의보감』에도 “성질이 뜨겁고 맛이 맵고 독이 없다. 찬 바람으로 마비된 증상이나 구토, 설사로 팔다리에 쥐가 나는 것을 고쳐주며 정신을 평안하게 해준다”고 침향에 대해 명시돼 있다.

이 같은 침향의 효능은 연구를 통해 재확인되고 있다. 특히 현대인에게 중시되는 효과를 중심으로 입증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알레르기 반응에 침향 추출물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다. 연구팀은 수컷 흰쥐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유도한 뒤 48시간 경과 후 피부 부위를 절취해 아나필락시스 반응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침향의 추출물 용량이 증가할수록 알레르기 증상의 원인인 히스타민 유리의 억제 효과가 뚜렷했다. 추출물 농도가 0.8㎎/mL일 때 억제율은 94.1%에 달했다. 연구팀은 “침향 추출물은 아나필락시성 쇼크를 억제하고 흰쥐의 비만세포로부터 히스타민 유리를 용량 의존적으로 억제한다”고 밝혔다.



제품 구매 땐 품질 꼼꼼히 따져야



또 다른 연구에선 스트레스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우선 성인 남녀 16명을 대상으로 22개 문항에 이르는 스트레스 반응 척도를 측정한 뒤 전기 향로를 이용해 침향을 흡입한 대상자들의 스트레스 반응을 분석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 반응 지수의 모든 항목이 감소했다. 특히 알파(alpha)파가 증가했고, 감정에 영향을 주는 우측 측두엽에서 침향 흡입 전후의 차이가 가장 컸다. 알파파는 증가할수록 주의력·사고력·집중력·기억력·창조력이 증진되고, 감소할수록 불안·스트레스가 지속한다. 연구팀은 “침향이 스트레스와 뇌파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며 “이번 침향 흡입 후 스트레스 반응 결과는 기존 문헌에서 밝혀진 진정 효과와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항산화 활성 물질로서의 가능성도 입증됐다. 연구팀은 침향을 잘게 부숴 80% 메탄올로 3일간 3회 반복 추출한 뒤 여과해 감압 농축한 185.3g의 추출물을 물에 현탁해 항산화 활성도를 평가했다. 특히 녹차의 항산화 성분으로 잘 알려진 천연 항산화제인 카테킨을 대조군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침향 추출물의 항산화 활성 효능은 시료 처리 농도에 비례했다”며 “더욱 우수한 효능의 화합물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단, 침향 관련 제품을 선택할 땐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제품에 따라 품질에는 차이가 날 수 있어서다. 약전에서는 침향의 규격이 건조 함량 8% 이하, 회분 2% 이하, 묽은 에탄올엑스 18% 이상, 납(5ppm)·비소(3ppm)·수은(0.2ppm)·카드뮴(0.3ppm) 등 중금속 함량 상향 기준으로만 규정돼 있어서다. 즉 품질 기준이 아닌 최소한의 안전 기준에 그친다. 따라서 침향 제품을 구입할 때는 자체 기준과 별도의 품질관리 프로세스를 거치는지 확인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도움된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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