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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일회용품 사용과 퇴출

40분이면 쓰레기가 돈으로 변신 “플라스틱 순환체계 조성에 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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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빈 아이엠팩토리 둘러보니

SK지오센트릭 지분투자·협력

고품질 재활용 플라스틱 생산

헤럴드경제

지난달 28일 찾은 경기 화성시 우정읍 수퍼빈의 아이엠팩토리에서 폐페트병을 수분 분쇄하고 있는 모습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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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빈이 회수·압축한 폐페트병 더미(왼쪽)와 최종 생산품인 리사이클링 플레이크 [김은희 기자, 수퍼빈 제공]


지난달 28일 찾은 경기 화성시 우정읍 수퍼빈의 아이엠팩토리는 ‘공장 같지 않은 공장’이었다. 디귿(ㄷ) 모양의 건물 중앙으로 조성된 작은 숲 덕분이다.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버려진 모과나무, 수양벚나무 등이 이곳에서 다시 태어났다고 현장 관계자는 전했다. 우리가 사용하고 버린 투명 페트병을 고품질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 재사용하는, 수퍼빈이 추구하는 순환 경제의 가치와 맞닿아 있는 공간 구성이었다.

공장에 들어서자 전국 곳곳에서 모인 폐페트병이 가득 쌓여 있었다. 폐페트병은 수퍼빈이 인공지능(AI) 회수로봇 ‘네프론’과 대면 회수 서비스를 통해 직접 회수·압축해 보관하고 있다. 약 2만5000개의 페트병이 압축된 더미(베일)는 무게만 500㎏에 달한다. 이 더미를 분리기(브레이커)에 투입하는 것으로 아이엠팩토리의 재활용 공정은 시작된다.

먼저 베일 브레이커는 강한 진동으로 페트병을 낱개로 분리한다.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움직이며 분리된 페트병은 3차에 걸친 선별작업에 들어간다. AI 솔루션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라벨 등 이물질을 인식해 가려내도록 했다. 선별된 투명 페트병은 10㎜ 미만의 작은 조각으로 분쇄된다. 이 때 수분을 공급하는데 이는 일차적인 세척과 함께 페트와 뚜껑·고리 등 이물질을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물에 뜬 뚜껑·고리 등을 걸러내면 투명 리사이클 페트 플레이크만 남게 된다. 아이엠팩토리가 만드는 최종 생산품이 바로 이 플레이크다. 완성된 플레이크에 바람을 가해 먼지 등을 제거하고 나면 본격적인 세척작업이 시작된다. 건조를 거친 플레이크를 600㎏씩 수퍼빈 백에 담아내면 새로운 페트병 또는 섬유의 원료로 활용될 준비는 끝난다. 여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40분. 쓰레기가 돈이 되는데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수퍼빈은 AI 기술을 활용해 페트병, 캔 등 재활용 폐기물을 회수하는 로봇 ‘네프론’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현재 전국에 네프론 820대를 보급해 폐기물을 회수하고 있다.

수퍼빈의 이런 플라스틱 자원 순환체계 구축 행보에는 SK지오센트릭이 함께하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2021년 55억원을 지분 투자하고 지난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수퍼빈과 협력하고 있다. 물리적 재활용 사업을 영위하는 수퍼빈과 사업 방향성에서 완벽하게 일치하진 않지만 폐플라스틱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지향점이 같다고 보고 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재 SK지오센트릭은 네프론이 수거하지 못하는 폐플라스틱 등을 재활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물리적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 가능성에 주목한다. SK지오센트릭은 열분해, 해중합, 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 등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이미 확보했으며 이를 활용해 2025년까지 울산에 종합 재활용 단지 ARC(어드밴스드 리사이클링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종혁 SK지오센트릭 그린사업개발실 부사장은 “재활용 생태계를 구축하고 관련 문화를 선도하는 측면에서도 수퍼빈과 협력해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화성=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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