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에 있는 로고.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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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국내 인터넷은행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 시중은행의 최대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런’ 등 심각한 유동성 악화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오래 견딜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이어 퍼스트리퍼블릭은행까지 ‘릴레이 파산’이 이어지면서 인터넷은행과 제2 금융권을 중심으로 뱅크런 우려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지만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풍부한 유동성에도 불구하고 자금 인출 속도가 생각보다 빠를 수 있다는 점은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유동성 점검하는 당국…“인뱅 LCR 숫자 안심”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유동성과 건전성을 중심으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은행들의 파산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체채권 등 건전성을 강화하고 현금흐름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차원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인터넷은행의 경우 채권조달이 없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유동성 숫자가 높아 일단은 안심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3대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평균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212~648%를 기록했다. 특히 토스뱅크의 겨우 지난해 4분기 LCR이 각각 10월 628.8%, 11월 1080.96%, 12월 648.4%로 가장 높은 수치를 유지했다. 카카오뱅크는 같은 기간 668.66%, 654.21%, 527.74%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높은 비율을 유지했다. 케이뱅크는 214.64%, 237.56%, 212.07%로 인터넷은행 중에선 가장 낮았지만, 시중은행보다는 월등히 높은 LCR을 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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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R은 뱅크런 등 급격한 예금유출이나 금융위기로 인한 유동성 악화 등에 대비해 은행이 최소 30일을 버틸 수 있도록 현금화가 쉬운 고유동성 자산을 적정 이상 보유하도록 하는 제도다. 주로 국채, 금융채, 통화안정증권 등 우량하고 현금화하기 좋은 채권들이 고유동성 자산에 해당한다.
100%대에 머무는 시중은행에 비해 인터넷은행들이 높은 LCR을 기록한 건 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 금융기관이기 때문이다. 자금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최저규제 수준인 100%보다도 훨씬 높은 LCR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가장 최근에 설립된 토스뱅크의 경우 지난해 11월 최저수준보다 최대 10배에 달하는 LCR을 보였다. 고유동성 자산 위주로 자금을 운용하고 여·수신 등 복잡하지 않은 포트폴리오를 운영한 결과다.
美 은행 파산 사태, 인뱅에는 영향 미미…인출 속도는 ‘긴장’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퍼스트리퍼블릭 본부 앞 건물에 한 경찰차가 주차돼 있다. [AFP] |
최근 미국의 지역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파산하면서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전철을 받게 되자 금융 시장에선 불안감이 재조성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한 인터넷은행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소문이 퍼지는 등 뱅크런(대량인출사태)에 대한 공포가 비교적 송금이 쉬운 인터넷은행을 향하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국 은행들의 파산 여파가 어떻게 번질지는 모르지만 영향이 있더라도 제2금융권에 집중되지 인터넷은행에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의 경우 송금이 타 은행보다는 보다 쉽고 편리하게 가능한 만큼 금융당국은 뱅크런 대비를 위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 3월 SVB가 36시간만에 초고속 파산한 배경으로는 스마트폰을 통한 예금 인출이 지목됐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은행 위기 소식이 전파되자 예금주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총 55조6000억원을 인출하려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모바일 인출이 100%이다 보니 기존에 가정했던 은행들의 유출 속도보다 더 빠르게 이뤄질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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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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