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최지예 기자]

이병헌 감독-김주환 감독/사진 =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키다리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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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들이 스크린이 아닌 넷플릭스로 향하고 있다. 영화가 아닌 시리즈물이다.

이병헌 감독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닭강정'의 연출과 극본을 직접 맡아 촬영을 마쳤다. '닭강정'은 어느 날 닭강정으로 변한 딸 최민아를 되찾기 위한 아빠 최선만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남자 고백중의 고군분투를 다룬다. 코믹 미스터리 장르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최선만 역에 류승룡, 고백중은 안재홍이 연기한다. 최민아 역은 김유정이 특별출연했다. 류승룡과 이병헌 감독은 1626만 관객 동원에 빛나는 영화 '극한직업'에 이어 두 번째 협업이다. 특히, '닭강정'은 '극한직업'의 주요 소재였던 '치킨'이 다시 한번 등장한다는 점에서 묘한 공통점이 있다. JTBC '멜로가 체질' 인연인 안재홍도 이 감독과 재회해 눈길을 끈다. 류승룡과 안재홍 모두 이 감독의 작품 세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특유의 '말맛'을 살릴 줄 아는 배우들이라 기대감을 높인다.

이와 관련 이병헌 감독은 최근 진행된 영화 '드림' 인터뷰에서 '닭강정'에 대해 언급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는 '닭강정'에 합류하게 된 과정과 관련 "이런 작품이 있다고 소개를 받아서 보게 됐는데, 시리즈로 만들 거라고 하더라"며 "'이거 한다는 사람 없죠?' 했더니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한다고 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이병헌 표 코미디를 예고했다. 그는 "(웃음으로) 끝까지 가보려니까 기대를 갖고 봐달라"고 전했다.

영화 '청년경찰', '사자', '멍뭉이' 등을 찍은 김주환 감독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냥개들'의 연출-극본을 맡았다. 역시 동명의 웹툰 원작으로 돈을 쫓아 사채업의 세계에 발을 들인 세 젊은이가 거대한 세력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건우 역에 우도환, 홍우진 캐릭터는 이상이가 맡았다. 차현주 역은 김새론이 연기했는데, 김새론은 최근 음주운전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탓에 일각에서는 통편집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해당 캐릭터의 비중이 있는 만큼 아예 들어내진 못하고, 노출을 최소화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처럼 실력있는 영화감독들이 넷플릭스나 디즈니+ 등 글로벌 OTT로 향하는 추세가 두드러진다. 한 관계자는 "현재 한국 영화 제작이 크게 침체-정체되어 있지 않나. 감독들이 누빌 무대가 계속적으로 작아지고 있다. 영화 제작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차갑게 얼어붙었다"며 "일단 영화 시장 자체에 돈이 말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면, 그나마 돈이 몰리는 곳이 OTT 시장이다. 황동혁 감독이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흥행을 이루는 등 소위 OTT 시리즈 대박 사례가 터지자 많은 투자자들 영화보다는 OTT 시리즈물에 눈을 돌렸다.

이와 관련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 드라마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마니아 팬층이 존재하는 덕에 글로벌 유통망을 가진 OTT 시리즈는 일정 부분 매출과 수익이 보장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라며 "이 경우 제작 지원이 잘 되고, 배우 라인업이나 작품의 완성도도 높아지게 되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의 실력있는 영화감독들의 이같은 행보가 반갑지만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관계자는 "그들의 뿌리는 한국 영화다. 한국 영화는 물론이고 드라마 등 전반적인 내수 미디어가 큰 불황을 맞은 가운데 글로벌 OTT로 몰려가는 분위기가 마냥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콘텐츠 제작시장이 글로벌 OTT의 하청 업체로 전락하는 건 시간 문제"라고 우려했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