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사 특례보증 2000억 원 규모로 확대
부산·광주銀 등 지방은행도 RG 발급 검토
"저가수주ㆍ적자우려는 중형사 IR로 해소"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최신 한국형 화물창 기술(KC-2)을 적용한 국내 최초 LNG 벙커링 전용 선박인 '블루 웨일호(Blue Wha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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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수주ㆍ선수금 비중 증가, 선가 상승에 따라 금융지원이 필요한 국내 조선업체를 대상으로 선수금환급보증(RG) 공급 확대 등 추가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RG 발급 금융기관과 특례보증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한도 소진 시 대형사 RG 추가발급에 나선다. 시중은행의 중형조선사 RG 발급도 독려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는 10일 울산광역시 현대호텔에서 열린 조선업계 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조선업 금융지원 확대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재도약 중인 조선산업의 차질 없는 수주 활동을 위한 RG 추가지원 등 금융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달 중형조선사의 특례보증 비율을 70%에서 85%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조선산업 금융지원 확대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RG는 수주 계약부터 선박 인도까지 수년이 걸리는 조선업의 특성을 감안해 조선사가 선박을 정해진 기한 안에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했을 경우,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은행 등이 대신 지급하는 보증이다.
최근 국내 조선산업은 수주 확대로 추가 금융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산업은 올해 1분기 수주액 기준으로 세계 선박시장의 40%(94억 달러)를 차지해 세계 1위 수주실적을 달성했다. 수주잔량도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인 3868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를 달성했다.
이에 정부는 국내 조선사가 수주 증가와 선가 상승에 대응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금융지원에 나선다. 우선 RG 발급기관을 확대한다. 정책금융기관 및 시중은행 등 기존 RG 발급기관 8곳에 서울보증보험,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엔지니어링공제조합 등 3개 기관을 추가한다. 서울보증보험에서는 1조6000억 원 규모의 RG를 취급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 등 대형조선사 추가지원을 위해 무역보험공사가 복보증(재보증)을 지원하는 조건을 ‘RG 분담제 전체 한도 85% 이상 소진’에서 ‘RG 분담제 참여 금융기관의 개별 한도 70% 이상 소진’으로 완화한다. 무역보험공사가 책임지는 손실 비중을 확대해 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조선사를 지원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은행들은 대형사 선박 수주에 대형사 선박 수주에 차질이 없도록 적시에 RG 발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추후 수주 증가에 따라 RG 한도소진이 예상되는 경우 추가로 신규 RG 한도를 설정하는 등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대양조선ㆍ대선조선 등 중형조선사 지원 규모도 확대한다. 무역보험공사는 RG 발급 지원 확대를 위해 중형사 특례보증의 보증비율을 70%에서 85%로 높인 데 이어 800억 원을 추가 지원해 특례보지원 규모를 현재 1200억 원에서 2000억 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정부는 시중은행의 중형조선사 RG 발급도 적극 독려할 방침이다. 그간 중형사에 대해서는 구조조정, 재무상황 등을 고려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위주로 RG를 발급해 왔지만, 정부는 수주량 확대 등을 감안하면 시중은행의 동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봤다.
다만, 중형사의 재무구조와 저가수주에 대한 시중은행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중형사가 은행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날 간담회 관련 브리핑에 나선 남동우 금융위 산업금융과장은 “중형조선사들은 최근 3년간 적자 상황이 지속됐고 지난해 흑자 전환 규모도 크지 않아 은행들이 RG 발급을 해주지 않았다”며 “금융당국은 조선사가 기업설명회(IR)로 은행을 설득해 상호 신뢰가 형성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했다.
기존에 RG를 발급하지 않았던 지방은행들도 조선업계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대구은행은 현대중공업 계열 조선 3사에 대해 1억 달러 규모(잔액 기준)로 RG 발급에 참여하기로 했다. 부산·경남·광주은행은 고용효과 등을 고려해 각 지역 소재 중형조선사에 대해 RG 발급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남 과장은 “부산은행이 HJ중공업과 케이조선, 경남은행이 대한조선, 광주은행이 대선조선을 지원하는 등 지역 중형조선사를 지원하기로 했다”며 “다만, 지방은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시중은행의 중형사 추가 RG 발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 정부는 금융지원이 물량 중심의 저가수주,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지지 않고 조선산업이 고수익 구조로 전환될 수 있도록 적정 수주를 위한 RG 발급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한 개별 기업 여신 한도 여유가 소진됐거나 소진이 예상되는 일부 은행을 보호하기 위해 향후 대형사 및 중형사 수주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총 여신한도를 초과하는 RG 발급 특별승인 건에 대해 금융기관을 면책하는 등 보호장치 마련을 추진한다.
김주현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조선산업의 시황이 재반등하는 상황에서 금융 추가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차질 없이 수출, 수주를 할 수 있도록 RG 발급 등 지원을 적기에 추진하기 위해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투데이/유하영 기자 (hah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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