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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G7 정상회담

[르포] G7 앞둔 日히로시마 긴장감 팽팽…기차역·도로 경비 삼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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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인원 2만4천명 투입하고 교통통제…정상들 방문할 평화기념공원 폐쇄

연합뉴스

G7 정상회의 앞둔 히로시마 경비 삼엄
(히로시마=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 일본 히로시마 시내에서 경찰차가 이동하고 있다.


(히로시마=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여기서부터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주민과 배달원, 업무 관계자 외에는 통행이 금지됩니다."

일본 히로시마 시내 중심부에서 남쪽으로 약 6㎞ 떨어진 우지나시마(宇品島)로 진입하는 유일한 도로 앞에서 18일 만난 경찰은 다소 근엄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우지나시마는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그랜드 프린스 호텔 히로시마가 있는 곳이다. 과거에는 섬이었으나, 지금은 도로가 있어 걸어서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은 정상회의가 폐막한 다음 날인 22일까지 사실상 '금지구역'이 된다. 경찰은 기자도 이곳에 출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 경찰은 지난 15일 히로시마 시내에서 우지나시마로 향하는 길을 통제하기 시작했고, 히로시마 곳곳을 누비는 전차는 이날부터 이 도로와 가장 가까운 정류장인 '모토우지나구치'(元宇品口)에 정차하지 않는다.

정류장 근처에서 만난 일본인 여성은 "히로시마 역도 그렇지만, 이곳은 경비가 정말 삼엄하다"며 "G7 정상회의가 열린다는 것이 실감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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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정상회의 앞둔 히로시마 경비 삼엄
(히로시마=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 일본 히로시마 시내에서 경찰들이 이동하고 있다.



◇ 30년 만에 日대도시에서 열리는 G7…경계 인원 2만4천명 투입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지역구가 있는 곳이자 1945년 원자폭탄 투하 장소인 히로시마는 인구가 약 120만 명인 대도시다.

일본의 대도시에서 G7(G8 포함)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것은 1993년 도쿄 이후 처음이다. 일본은 그동안 규슈와 오키나와, 홋카이도 도야코, 이세시마 등 중소 도시나 휴양지에서 G7 정상회의를 열었다.

일본 경찰은 지난달 와카야마현에서 기시다 총리를 노린 폭발물 투척 사건을 계기로 G7 정상회의 경비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은 G7 정상회의 기간에 약 2만4천 명을 경계 활동에 투입했는데, 이는 2016년 이세시마 G7 정상회의 당시의 2만3천 명보다 1천명가량 많은 것이다.

대규모 경비 인력이 히로시마에 동원됐다는 사실은 우지나시마 인근과 히로시마 기차역에서 쉽게 알 수 있었다.

특히 우지나시마 주변은 5∼10m 거리마다 경찰이 배치되고, 상당수 도로가 통제돼 긴장감이 흘렀다. 차량도 많지 않아서 적막마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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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정상회의 장소인 그랜드 프린스 호텔 히로시마
(히로시마=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 정상회의 장소인 일본 히로시마 그랜드 프린스 호텔 히로시마가 보인다.


그랜드 프린스 호텔 히로시마가 보이는 바닷가에서 경계 활동을 펼치던 일본 경찰은 호텔을 촬영하려 하자 카메라 렌즈를 통해 내부가 보이는지 묻기도 했다.

이 호텔은 시내로 이어지는 통행로가 하나뿐이어서 비교적 경호하기 쉽다는 평가를 받지만, 배나 무인기(드론)로 접근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이에 경찰은 15일부터 우지나시마 인근 바다의 항해를 통제하고, 이곳은 물론 기시다 총리가 G7 정상들을 맞이할 평화기념공원을 드론 비행 금지 구역으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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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앞둔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히로시마=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 오전 일본 히로시마 시내 평화기념공원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 '히로시마의 상징' 평화기념공원 폐쇄…곳곳엔 현수막

히로시마를 대표하는 명소인 평화기념공원은 이날 오전에는 관광객과 취재진으로 붐볐으나, 정오부터 입장이 차단되면서 점차 한산해졌다.

원자폭탄 투하 당시의 참상을 알리는 각종 전시물이 있는 공원 내 평화기념자료관도 이날 정오부터 임시 휴관에 돌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9일 기시다 총리의 안내를 받으며 자료관 상설전을 관람할 예정이다.

평화기념공원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함께 참배하기로 한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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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한국인 위령비 앞에 선 권준오 부위원장
(히로시마=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 일본 히로시마 시내 평화기념공원에 설치된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앞에 권준오 재일본대한민국민단 히로시마본부 원폭피해자대책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이 서 있다.


위령비 앞에서 만난 권준오 재일본대한민국민단 히로시마본부 원폭피해자대책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은 한일 정상의 공동 참배에 대해 "기쁘고 고마운 마음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멀리 히로시마까지 와서 참배하는 것을 이곳의 피폭자들이 오랫동안 기다리고 원했다"며 "언론은 기시다 총리에게 사죄를 기대하고 있지만, 우리는 참배하는 것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일 정상이 참배를 계기로 '핵무기 없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 주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폐쇄된 평화기념공원 주변에는 높은 울타리가 설치됐고, 도로에는 G7 정상회의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렸다. 일부 전차와 자판기에도 G7 정상회의 엠블럼이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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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정상회의 앞두고 시내 달리는 전차
(히로시마=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전차가 달리고 있다. 히로시마시에는 G7을 알리는 다양한 홍보 문구가 게시됐다.


히로시마시는 성공적인 G7 정상회의 개최와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해 이날부터 22일까지 주요 고속도로와 간선도로를 통제하고 전차 운행 횟수도 조절하기로 했다.

또 경찰은 기업에 재택근무와 직원들의 휴가 사용을 권장하도록 했고, 화물을 운송하는 트럭은 심야나 새벽 시간에 운행할 것을 당부했다. 히로시마시 교육위원회는 시내 중심부 초·중·고교에 휴교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실제로 전차 정류장에는 G7 정상회의 기간에 일부 구간의 운행이 중지된다는 안내문이 있었고, 전차 내부에는 닷새간 통행이 규제되는 도로를 표시한 지도가 게시돼 있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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