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1 (화)

이슈 G7 정상회담

中 "서방 내정간섭에 반대"···러 "G7성명은 中·러 이중봉쇄 노림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G7 정상회의]강력 반발하는 中·러

"대만은 中의 대만" 민감 반응한 中

日 등에 '엄정한 교섭' 외교적 항의

러 "서방 막대한 위험 자초" 경고

오바마 등 500명 입국금지 조치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주요 7개국(G7)이 이들 국가를 겨냥해 발표한 공동성명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은 G7이 내정에 간섭한다며 외교적 항의를 제기한 데 이어 대(對)중국 경제 공동 대응을 예고한 것과 관련해 미국을 ‘경제를 무기화하는 협박자’라고 꼬집어 비판했다. 러시아 역시 G7의 성명이 중국과 러시아의 ‘이중 봉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규탄하며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에 나설 시 “선전포고에 확고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는 20일(현지 시간) G7이 공동성명을 발표한 직후 질의응답식 논평을 통해 “G7은 중국의 엄중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 관련 의제를 제멋대로 다루고 중국의 내정을 난폭하게 간섭했다”며 “중국은 강렬한 불만과 반대를 표시하고 정상회의 주최국인 일본을 비롯한 유관국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엄정한 교섭은 중국이 상대국에 외교적 항의를 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중국은 특히 G7이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 데 대해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라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중국 외교부는 “G7이 ‘대만 독립 반대’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 대만 독립 세력에 대한 묵인과 지지로 이는 대만해협의 평화에 엄중한 충격을 줄 뿐”이라며 “G7 회원국들은 폐쇄적·배타적인 소그룹 만들기를 그만두라”고 항의했다. 이어 홍콩·신장·티베트의 인권 문제를 꼬집은 성명 내용에 대해서도 “인권을 내세운 외부 세력의 개입에 반대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중국은 앞선 18~19일 G7에 대응해 중앙아시아 5개국과 정상회의를 열고 세 과시에 나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앙아시아 국가에 대해 260억 위안(약 4조 9000억 원)의 융자 및 무상 원조를 약속하며 ‘중국·중앙아시아 운명 공동체 건설’ 등 장기적 협력 관계를 위한 구상을 제시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해상 실크로드) 추진 방안 역시 논의된 것으로 분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부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공식적인 안보 협력 협정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테무르 우마로프 카네기러시아유라시아센터 연구원은 “중국이 중앙아시아에서 인민무장경찰이 참여하는 연합훈련을 부활시키는 데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러시아 역시 G7의 공동성명이 사실상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이중 봉쇄를 위한 것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열린 제31차 외교·국방 정책 이사회 총회에서 G7이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을 지적한 데 대해 “우리는 누구에게도 적대감을 조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우리를 상대로 한 선전포고에 확고하고 일관된 대응을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G7이 러시아를 향후 제거해야 할 지정학적 경쟁자로 규정해 위협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서도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이날 알렉산드르 그루시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미국 등이 F-16 전투기 훈련을 포함해 추가적인 지원 조치에 나서는 점을 언급하며 “서방이 여전히 확전 시나리오를 고수하고 있으며 이는 그들 자신에 대한 막대한 위험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는 G7이 이번 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결의한 데 따른 보복 조치로 미국인 500명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미 의회 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입국 조치 명단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정치 평론가 레이첼 매도, TV쇼 진행자 지미 키멀, 스티븐 콜베어 등이 포함됐다. 러시아 외교부는 “러시아에 적대적인 모든 공격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