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0 (금)

이슈 스마트폰 소식

“이렇게 아무것도 없을수 있나”…1억 훌쩍 넘는 슈퍼카는 스마트폰? [시승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테슬라 모델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테슬라 모델S 플래드 타보니
시동버튼·변속기·레버 등이
당연히 있어야 할곳에 없었다


“테슬라 운전이 처음이시면, 모델S 플래드(Plaid) 보단 다른 차부터 타보는게 어떨까요?”

지난 3월 국내에 출시돼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인도될 예정인 모델S 플래드 시승차를 받으러 서울 강남구 신사스퀘어에 자리 잡은 테슬라 스토어를 방문했다. 6개월에 불과한 자동차 담당 기자 경력을 들은 테슬라코리아 직원의 눈빛과 목소리가 흔들렸다. 제네시스 GV60·70, 기아 EV6, 폴스타2, 볼보 C40, 아우디 Q4 이트론, 폭스바겐 ID.4, BMW i4…. 급히 운전해본 전기차 리스트를 읊었지만 먹히지 않았다. 하지만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 그래봤자 자동차 아닌가.

불안한 눈빛의 테슬라코리아 직원이 해주는 모델S 플래드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알게 됐다. 모델S 플래드는 그냥 차가 아니었다. ‘스마트폰에 가장 가까운 차’, 아니 어쩌면 ‘자동차에 가장 가까운 스마트폰’, 혹은 ‘자동차처럼 생긴 IT기기’가 더 정확한 표현일지 모른다.

우선 아무것도 없다. 시동버튼 없는 건 C40과 폴스타2 등에서도 경험했으니 그렇다 치자. 방향지시등 레버 없다. 와이퍼 레버 없다. 경적기(혼) 없다. 사이드미러 조절 버튼 없다. 운전석에서 다른 좌석 문 여는 버튼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어변속기가 없다. 이쯤 되니 냉난방 공조 버튼 없는 건 당연하게 느껴졌다.

매일경제

테슬라 모델S 내부 모습. <테슬라코리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 어디로 갔을까. 운전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게 곧 시동이다. 방향지시등 레버와 경적기는 운전대 버튼이 대신한다. 사이드미러와 운전대 조절은 17인치 디스플레이로 먼저 선택한 다음, 역시 운전대에 장착된 버튼으로 조작하면 된다. P(주차)·D(주행)·R(후진) 등의 기어변속은 감속페달을 밟은 뒤 디스플레이로 조작하면 된다. 동승자 탑승을 위해 다른 문을 여는 것도 디스플레이로 하는데, 그것을 몰랐던 기자는 매번 운전석 문을 열어야 했다.

모델 S 플래드의 디스플레이 첫 화면 메뉴를 나열하는 것으로 테슬라의 과격한 상상력을 대신한다. ▲컨트롤(사이드미러·스티어링·와이퍼·창문 잠금·서스펜션 상승·미러 접기·디스플레이·어린이 보호 잠금) ▲페달(컴포트·스포츠·플래드) 및 스티어링(컴포트·표준·스포츠) ▲서스펜션(매우 높음·높음·보통·낮음) ▲충전 ▲오토파일럿 ▲잠금장치 ▲라이트 ▲디스플레이 ▲주행 거리계 ▲내비게이션 ▲안전 ▲정비 ▲소프트웨어

디스플레이는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중앙이 아닌 운전석이나 보조석으로 기울일 수 있다. 운전자나 주차 중일때 작은 스마트폰 대신 대형 디스플레이로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거나, 게임을 즐기게 해주기 위한 배려다. 배기가스·라이트쇼·화성·로맨스 등 자동차 속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과 엔터테인먼트가 가득하다.

매일경제

테슬라 모델S 운전대인 요크 스티어링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운전대는 직사각형 모양에 가까운 형태의 ‘요크 스티어링휠’이다. 운전대 라기 보다는 자동차 게임기의 느낌이다.

주차장을 빠져나가지도 않은 상황에서 테슬라 모델S 플래드를 설명하는데 이만큼의 글자 수가 필요했다. 소프트웨어의 지배를 받은 자동차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썰’을 보유하게 됐다.

그렇다고 해서 길 위에서 약한가. 아니 세상 어느 차보다도 강하다. 서울 도임에선 30%도 밟기 어려운 모델S 플래드의 최고 속도는 무려 322km/h(유료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장착시)다. 정지 상태서 시속 100km/h에 이르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2.1초다. 현존하는 양산차 중 가장 빠른 가속력을 자랑한다. 세개의 모터를 의미하는 ‘트라이 모터’를 쓴다. 목표로 하는 주행 가능 거리는 최대 555km다.

매일경제

테슬라 모델S의 넓은 적재공간. <테슬라코리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마트함이 부족하진 않나. 차선 내에서 차량을 자동으로 조향·가속·제동할 수 있게 도와주는 ‘오토파일럿’이 기본 사양이다. 향상된 오토파일럿을 선택하면 경로 최적화·차선 변경 제안·고속도로 교차로와 출구로의 자동 조향 등의 기능을 누릴 수 있다. 운전자 간섭을 최소화한 자동 차선변경과 신호등·표지판 인식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이 모든 소프트웨어가 무선(OTA)으로 업데이트 된다. 오늘보다 내일의 모델S 플래드가 더 좋은 차인 셈이다.

혹시 공간 활용도가 떨어지진 않나. 준대형 세단인만큼 2열 다리 공간과 머리 위 공간 모두 넉넉하다. 성인 3명도 좁지않게 탑승할 수 있다. 또 적재공간이 트렁크 포함 793ℓ다. 내연기관차 엔진룸 공간에도 적재공간을 뒀다. 게다가 뒷좌석까지 180도 접힌다.

매일경제

테슬라 모델S 내부 모습. <테슬라코리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별거 아닌것 같아도 스마트폰 무선 충전 위치도 좋다. 운전중에는 위험할 수 있지만, 볼려면 편하게 세로방향 그대로 가리는 부분없이 충전하면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격. 모델S는 1억2449만원부터, 모델S 플래드는 1억3749만원부터 시작한다. 럭셔리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 세단 중 EQE 보단 비싸고 EQS에 비해선 저렴한 수준이다. 다만 두 차량이 적절한 비교 대상인지는 모르겠다. 테슬라와 전통 완성차 업체의 모델을 비교하는건, 마치 ‘파스타가 좋아 늦잠 자는게 좋아’ 같은 무의미한 질문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편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2020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모델S와 X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수퍼차징 프로그램을 재개했다. 최신 가격에 주문하고 올해 6월까지 차량을 인도 받는 고객만이 대상이다. 준비된 수량이 모두 소진될 경우 조기 종료될 수 있다. 국내에는 134개의 수퍼차저 스테이션이 설치돼 있으며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매일경제

테슬라 모델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