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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울산 조선소 태국 근로자 7명 사라졌다…"월급 270만원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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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조선소 외국인 근로자 7명 사라져

중앙일보

조선업체들은 최근 넉넉한 일감을 확보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 일할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울산광역시 동구 현대중공업에서 선박 건조 작업 중인 직원들의 모습. [사진 현대중공업]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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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 7명이 일을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무단으로 이탈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울산 조선소에서 종적을 감춘 이들은 조선업 호황에 따른 근로자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태국·베트남 등에서 E-7 비자(외국인 기술인력 취업비자)로 입국한 120여명 중 일부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이달 초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7명이 무단으로 이탈했고, 이들은 현대중공업이 계약직으로 직접 채용한 태국 국적 근로자들"이라며 "내부적으론 월급이 세금을 제하기 전 270만원 정도로 숙소비 등을 빼면 손에 쥐는 게 적고 조선소 일이 생각보다 힘들어 이탈한 것 같다는 말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해 9월에도 외국인 근로자 30여명이 집단으로 울산 조선소로 출근하지 않아 해당 출입국·외국인청이 행방을 쫓는 일이 있었다.

"무단 이탈은 저임금 탓"

노조는 최근 발행한 소식지 '민주항쟁'에서 "E-7 비자로 입국한 근로자 임금은 전년 한국 국민총소득의 80%(월 260여만원 수준) 수준이지만, 고된 조선소 현장 근무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하면 법정 최저 수준인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 이탈은 개인적인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회사는 이들에게 통역과 고충 상담, 국가별 다양한 식단 등 복지혜택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근로자가 회사에 출근하지 않으면 사업주는 관할 출입국·외국인청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 기관은 근로자 행적을 조사한 뒤 미복귀 시 체류 허가를 취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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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 현대중공업에서 선박 건조 작업 중인 직원들. [사진 현대중공업]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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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큰둥한' 조선소 일자리

국내 1등 조선소 여러 곳이 모인 울산에선 지자체와 조선업체가 나이·학벌·성별을 따지지 않는 ‘노(No) 스펙’ 현장 견학 취업 설명회를 여는 등 '조선소 직원 모시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배 수주가 많아 인력이 필요하지만, 고된 현장 일을 기피하는 현상 탓에 근로자를 구하지 못해서다. 이에 정부 도움으로 E-7 비자 입국 외국인 근로자를 잇달아 채용하곤 있지만, 현대중공업·미포조선 등엔 여전히 2000명 이상 일자리가 비어있다.

조선소 일자리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주듯 지난 4일 울산 현대호텔에서 열린 조선업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에 20여개 현대중공업 사내협력업체가 120여명 구인을 목표로 현장에 나섰지만, 채용은 11명에 그쳤다. 현대중공업 측은 "일당 14~24만원, 학자금 연 575만원, 주택자금대출이자 연 150만원, 식사 무료 제공 등 협력업체(160여개) 근로자 지원책까지 마련해 지속해서 직원을 모집 중이다"고 설명했다.

"인력 축적하기 위해 4~5년 걸릴 것"

조선업 호황, 일자리가 남아도는 현상은 지난해 중순 현대중공업이 LNG선 7척을 2조원에 수주하면서 시작됐다. 앞서 조선업 불황에 울산 조선소를 떠난 근로자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으면서 근로자 부족 현상은 현실화됐다. 이경우 울산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은 "조선업은 실외에서 일해야 하고, 여기에 임금도 그리 높지 않다 보니 떠난 근로자들이 돌아오지 않는 것"이라며 "인력난은 2016년 조선업계 구조조정이 한창일 때 이미 예견됐던 일로, 다시 인력을 모으긴 위해선 4~5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의견을 전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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