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놀음이란 이런 것, 대숲골농원
순천만 국가공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대숲골 농원은 이름대로 대나무 숲이 먼저 반기는 식당이다. 시원하게 쭉쭉 뻗은 대나무 숲 안에 위치한 이곳의 메인 메뉴는 숯불 닭구이. 닭은 탕이나 찜, 튀김으로 자주 먹지만 닭 한 마리를 부위별로 잘 손질해 노릇하게 구워 먹는 숯불구이가 아주 이색적이다.
야외 별관은 대나무 숲이 있는 운치 있는 야외 테이블 존으로 맛도 멋도 다 잡은 듯 특별한 경험을 준다. 전라도 손맛으로 담근 김치와 밑반찬은 입맛 사로잡기에 충분한데 셀프 바가 준비되어 있어 부담 없이 양껏 즐길 수 있다. 닭뿐 아니라 생오리 숯불구이도 어르신 입맛 사로잡는 건강식으로 추천한다. 이 두 메뉴에는 죽이 서비스로 나오지만 제대로 된 닭백숙을 먹고 싶다면 추가해도 좋다. 양이 부담스럽다면 입가심으로 먹는 후식 냉면으로 마무리해도 좋겠다.
식당 안팎으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울창한 대나무 숲을 곁에 두고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와 공원이 마련되어 있어 허기만 채우고 떠가기엔 아쉬운 곳. 시간을 갖고 둘러보며 사진도 찍고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여행 동선으로 계획하고 오기를 권한다.
순천의 소울 푸드, 건봉국밥
순천 아랫장 시장에서 1987년에 오픈한 건봉국밥은 순천의 대표 서민음식이다. 주머니 가벼운 시장 손님과 주변 상인들을 위해 든든한 한 끼를 만들기 시작한 어머님의 뜻을 이어받은 아들이 2대째 운영하는 식당으로, 매일 직접 삶는 고기와 국내산 돈 사골육수로 제대로 우려낸 진하고 깔끔한 국밥의 맛에 30여 년이 지나도 그 인기는 변함없다. 현지인은 물론 관광객 입맛 사로잡은 지 오래된 곳으로 지금은 순천에 오면 한번 꼭 맛봐야 할 메뉴가 되었다. 30년의 명맥을 유지한 가게 중 중소벤처기업부의 인증을 받은 ‘백년가게’로도 선정되었다.
대표 메뉴인 건봉국밥도 좋지만 잡내 없이 잘 삶아진 순대와 고기의 맛을 맛볼 수 있는 세트 메뉴를 권한다. 더욱이 국밥의 화룡점정인 김치 맛이 훌륭하다. 직접 담은 이곳의 김치는 해남, 신안, 무주, 고흥 등 산지에서 직접 공수한 국내산 식재료로 ‘김치 맛이 그리워 국밥집 간다’는 말이 절로 날 정도. 별도로 김치 구매도 가능하다. 국밥이 반쯤 남을 때, 반찬으로 나오는 콩나물무침을 국밥에 말아먹는 숨은 팁 또한 잊지 말 것.
40년 전통 옛날 맛, 풍미통닭
수많은 프랜차이즈가 선보이는 다양한 치킨의 맛 앞에서도 꿋꿋한 원톱은 누가 뭐라 해도 시장에서 튀긴 옛날 치킨의 맛이 아닐까. 풍미 통닭은 1980년대부터 시작해 2대째 운영되는 곳으로 이곳의 특징은 고압의 압력솥으로 튀겨 ‘겉바속촉’의 진수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기본 후라이드 치킨도 맛있지만 국내산으로 만든 마늘 소스가 올라간 마늘 통닭이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 알싸한 매콤함이 매력적이다. 순천 마늘 통닭의 원조답게 긴 웨이팅은 기본이라 포장이나 배달도 좋지만, 갓 튀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치킨을 테이블 위에서 먹기 좋게 해체해주는 현장의 분위기를 놓칠 수 없다. 짭조름한 마늘 소스에 찍어 먹는 새싹 주먹밥도 인기다. 식사 후 가글과 민트를 챙겨주는 서비스는 섬세하기까지 하다. 마늘 향 걱정 말고 제대로 즐겨보자.
[글과 사진 최유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81호(23.5.3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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