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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윤 대통령실, 시위대에 'SOS'…극우마저 "우리가 똘마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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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수처 체포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에 민간인 시위대를 동원하려 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당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성삼영 행정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가 임박한 1월 탄핵 반대 집회를 이끌던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와 여러 차례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신씨는 탄핵 국면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집회를 여는 등 활동을 함께했습니다.

    신씨는 공수처가 윤 전 대통령을 체포하기 전날인 1월 14일 오전 성 전 행정관에게 전화를 걸어 "위기 상황에서 누가 도와주는데 이래라저래라하는 거냐"고 항의했습니다.

    신씨는 "(대통령 관저 뒤에) 차 한 대만 놓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1천 명을 보내라고 하고, 언제 들어오는지도 모르는데 왔다 갔다 하라고 그러고, 도대체 뭔 작전을 세우는 것이냐"라고 화를 냈습니다.

    이어 욕설과 함께 "위기 상황에서 시민단체를 예전처럼 '똘마니'로 두고 부려먹으려 하는 것이냐"고 언성을 높이자 성 전 행정관은 연신 "죄송하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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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전 행정관이 신혜식 씨에게 보낸 문자 / 사진=신혜식 씨


    성 전 행정관은 이보다 앞서 공수처가 처음 윤 전 대통령 체포에 나섰다 실패한 직후인 1월 3일 밤, 신씨에게 관저 인근 지도와 함께 '지지자 결집'을 요청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성 전 행정관은 "별표 위치에 어린이 놀이터가 있다. 그곳에서 대비해줘야 한다. 매봉산 철책 넘으면 바로 관저"라며 "현재 군경의 지원이 어려워 경호처 인력이 대응하기 어렵다. 지지자 결집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민노총 X들이 오늘 밤 등산로를 이용해 관저를 덮친다는 첩보가 있다. 산으로 침입할 경우 경호 인력만으로는 막아내기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노총은 이튿날 오후 윤 전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며 관저 방면으로 행진을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했으나 관저 난입을 시도하는 등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성 전 행정관은 1월 13일에도 "1월 17일 12시에 점심을 한번 하려 한다"며 만남을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후 성 전 행정관은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다음날인 1월 20일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헌법재판소 출석 길 응원을 독려한 사실이 밝혀져 사임했습니다.

    성 전 행정관의 '윗선'인 시민사회수석실 주관성 1비서관·정호윤 2비서관·정호성 3비서관은 체포영장 집행 당시에도 관저 내부에 남아 윤 전 대통령을 배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혜식 씨는 "5t(톤) 트럭을 동원해 관저 정문을 막으라는 등 지속적 요청이 있었으나 응하지 않았다"며 "서부지법 사태에도 대통령실이 관여돼있을 가능성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신씨는 서부지법 난동을 교사한 혐의로 전광훈 목사 등과 함께 경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습니다.

    이채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00lee36.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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