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이슈 택시-모빌리티 업계

4년만에 불법 콜택시 오명 벗었지만…"곳곳서 '타다 사태' 되풀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대법원, 무죄 선고한 원심 확정

"법이 허용하는 서비스"

타다 금지법 시행 탓에 부활은 불가능

업계 "타다 사태는 현재 진행형, 반복돼선 안 돼"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김국배 박정수 기자] 정부와 국회가 법까지 바꿔가며 멈춰 세운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에 대법원의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거의 4년이 걸려 대법원의 최종 확정 판결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 이른바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이 통과되면서 타다(베이직) 서비스는 사라졌다. 업계에선 “다시는 ‘제2 타다’ 나와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1일 대법원 3부는 불법 콭택시 영업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전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 등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1심과 2심 법원은 “타다 서비스는 이제까지 허용돼 온 운전자 알선이 포함된 렌터카 서비스에 해당한다”며 합법이라고 판단했는데,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대법원


이데일리

이재웅 전 쏘카 대표가 지난 2021년 3월 타다 불법 논란 관련 항소심 2차 공판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방인권 기자)




2018년 출시된 ‘타다 베이직’은 다음 창업주 이재웅이 설립한 쏘카의 자회사가 11인승 승합차(카니발)를 활용해 내놓은 서비스였다. 대형 승합차와 기사를 함께 빌려주는 렌터카 형태라 택시 면허 규제를 받지 않으면서 택시와 유사한 서비스가 가능했다. 법의 예외 조항을 활용한 사업이었다. 승차거부 없는 편리한 서비스로 1년 만에 이용자 100만 명을 모으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자 택시 업계가 “‘타다’는 불법”이라며 이 전 대표 등을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타다’가 불법 콜택시 영업이라며 재판에 넘겼다. 2020년 2월 1심은 무죄를 선고했지만, 한 달 뒤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였던 박홍근 의원이 대표 발의한 ‘타다 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결국 타다는 멈췄다.

이후 정부는 IT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자들을 ‘타입1’ ‘타입2’ ‘타입3’으로 쪼개 규제하기 시작했고, 기존 택시 산업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하겠다며 시장에 뛰어든 차차·파파 같은 유사 서비스들은 줄줄이 사업을 접거나 유형을 바꿨지만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했다.

업계에선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는 호소가 나온다. 혁신의 싹이 기득권에 짓밟히는 일이 더는 일어나선 안 된다는 뜻이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하지만 이미 서비스는 못하게 됐다”며 “제도적 불확실성으로 혁신 서비스가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이재웅 전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혁신을 만들어내는 기업가를 저주하고, 기소하고, 법을 바꿔 혁신을 막고 기득권의 이익을 지켜내는 일은 이번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없어야 한다”며 “그것이 이번 판결을 통해 우리 사회가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교훈이 아닐까”라고 일침을 놨다. 그는 “긴 싸움 끝에 혁신은 무죄임을 최종 확인받았지만, 그 사이 기득권의 편에 선 정치인들은 법을 바꿔 혁신을 주저 앉혔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실제로 업계에선 타다가 무죄를 받았지만, ‘타다 사태’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얘기한다. 여전히 법률 서비스(로톡)·부동산 중개(직방)·세무(삼쩜삼) 등 다른 분야에서 기존 업계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는 ‘제2 타다’ 사태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도 사회 곳곳에서 제2의 타다 같은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혁신과 기득권의 갈등이 발생한다면 이용자 편익을 우선순위에 뒀으면 한다. 더 나은 사회의 모습을 위해 혁신을 장려하고, 이 과정에서 기존 산업이 피해를 받는다면 정부에서 그들을 재교육하고 받아줄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새로운 산업과 방식을 만들고자 했던 기업가의 노력이 좌절되지 않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