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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드론 對 드론 전쟁… 러·우크라 앞다퉈 “더 많이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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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크라에 3억달러 추가지원”

마크롱 “모든 수단 동원 도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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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외곽의 한 벙커에서 우크라이나 장교가 드론에 소형 폭탄을 매달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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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후방을 겨냥한 러시아의 공습이 거세지고, 우크라이나도 이에 맞서 러시아군 보급선을 습격하는 한편 러시아 본토 공격도 시도한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양측의 핵심 공격 수단이 된 ‘드론(무인기) 확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미사일과 포탄, 공중 전력 못지않게 드론이 이번 전쟁의 사활을 가를 수 있는 만큼 양측 모두 드론 공급 능력 확보에 애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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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격전을 벌이고 있는 세베르스크에서 지난달 23일 러시아군이 드론을 이용한 전투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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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들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의회가 최근 드론 생산 업체의 부가가치세와 수출입 관세를 면제해주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등 외신은 “이는 군용 드론 생산을 촉진하고 ‘국산화’를 돕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쟁 초기부터 전선 정찰 및 공격에 드론을 적극 활용해 왔다. 현재 80여 국내외 드론 제조업체로부터 드론 완제품 및 부품을 공급받고 있고, 구(舊)소련제 장거리 정찰 드론 ‘스트리시(Strizh)’ 등을 자체 기술로 개조해 쓰기도 한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러시아와 전쟁에) 수많은 드론이 필요하다”며 “(안정적 공급을 위해) 국내 드론 업체들의 제조 역량을 강화하려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역시 드론 공급 확보에 혈안이다.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제1부총리는 지난달 28일 “러시아의 연간 드론 생산량을 2026년까지 1만8000대로 늘리기 위해 방산 업계와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드론 소요는 연간 3만2000대에 달하지만, 국산 비율은 약 1만대로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러시아가 현재 우크라이나 공습에 적극 활용 중인 ‘샤헤드’ 공격 드론 역시 이란산이다. 이 때문에 AK 소총 생산 업체로 유명한 ‘칼라시니코프’까지 최근 군용 무인기 사업부를 설립하고 생산 역량 확대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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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상공에 나타난 러시아군의 이란제 '샤헤드' 공격 드론.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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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은 계속 강화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31일 “우크라이나에 3억달러(약 4000억원) 상당의 군사 지원을 추가로 제공키로 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공습을 막기 위한 방공망 강화 전력이 대거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AIM-7 공대공미사일, 스팅어 지대공미사일 시스템 등으로 러시아 드론과 미사일, 전폭기를 격추할 수 있는 무기들이다. 이번 지원은 2021년 8월 이후 39번째로, 미국은 지금까지 376억달러(약 50조원) 이상의 군사적 지원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우크라이나가 효과적으로 반격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 도와야 한다”며 확고한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를 밝혔다. 그는 지난달 31일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린 안보 포럼에서 “우크라이나에 서방이 가시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안전 보장을 제공해야 한다”며 “(7월 나토 정상 회담에서) 나토 회원국이 주축이 된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 방법이 논의될 수 있다”고 했다. 또 “나는 2019년 12월 나토가 ‘뇌사 상태에 빠졌다’고 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기 충격으로 나토를 깨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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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에 떨어진 러시아 공격 드론의 잔해를 우크라이나군 조사관이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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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러시아는 내부 동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반(反)푸틴 진영 정치인 일리야 포노마료프는 지난달 30일 망명지 우크라이나에서 “현재 러시아는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전야와 같은 상황으로, 푸틴 정권은 흔들리고 있으며 내부적 균열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차르(푸틴)는 이제 나가야 한다”며 “지금 나가면 헤이그(전범재판소)에서 목숨을 건질 기회를 얻겠지만 더 오래 버티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했다. 더타임스는 “러시아 용병단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쿠데타를 준비 중이며, 그는 혼자가 아니다”라며 조직적 쿠데타 발생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편 러시아군이 점령한 자포리자 원전의 ‘핵 사고’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키이우와 모스크바를 방문, 자포리자 원전의 핵 사고를 막기 위한 5대 ‘원전 보호 원칙’을 제안했으나 결국 양측의 합의를 얻어내는 데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양측은 모두 상대방을 비난하며 원전 보호 원칙에 대한 명확한 준수 의지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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