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또래살인 정유정, 가벼운 발걸음···이수정 "단순 사이코패스와 달라"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경제


서울경제


과외 중개 앱을 통해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의 범행 후 행동을 전문가가 분석한 결과 '경계성 성격장애'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3일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정유정이 자기 집에서 시신을 담을 여행용 가방(캐리어)을 가져오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에 대해 "굉장히 독특한 장면이다"라며 "'성격 장애적 요인'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저 모습이 어쩌면 정유정의 또 다른 모습일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며 "발걸음이 매우 가볍지 않나. 뭔가 자기가 목표로 하는 행동을 달성하기 위해서 굉장히 열심히 노력하는 그런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저게 이미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난 다음이기 때문에 굉장히 일반적이지 않은 밝은 모습"이라며 "보통 사람이, 아무리 범죄자라도 누군가를 죽이면 '이를 어떻게 하나' 하면서 굉장히 당황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데 저 모습은 그런 공포나 당황스러운 모습이 들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마 추후에 검찰에서 심리 분석을 할 걸로 예견된다"며 "단순한 '사이코패스'하고는 약간 다른, 제가 추정컨대 '경계성 성격장애'라는 게 있는데 어떤 성격 장애적 요인을 보이는 게 아니냐고 추정하게 만드는 굉장히 독특한 장면"이라고 덧붙였다.

서울경제


또한 정유정이 또래 여성을 범죄 대상으로 선택한 이유와 관련해서는 "본인에게 가장 핸디캡이 5년 동안 고등학교 졸업하고 취업을 못 하다 보니까 아마도 본인이 '영어를 못하는 것 때문에 사회생활을 못 한다' 이렇게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며 "과외 애플리케이션에서 피해자가 아주 유능한 영어 선생님, 그러니까 일류대를 나온 영어 선생님이니까 목표로 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본인의 결핍과 피해자의 강점들이 이게 사실은 서로 관련성이 있다"며 "아마 과외선생님과 같은 사회적 지위, 과외선생님과 같은 학벌, 이런 것들을 갖고 싶었던 게 이 피해자를 선택하는 이유가 된 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분을 바꿔치기하겠다는 명시적 계획보다는 저 사람이 너무나 되고 싶다, 이런 생각을 틀림없이 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정유정은 과외 앱을 통해 "중학생 딸의 과외를 해달라"며 피해자인 20대 여성 A 씨에게 접근했다. 지난달 26일 오후 5시 30분께 교복 차림으로 부산 금정구에 거주 중인 A 씨의 집을 찾아 A 씨를 흉기로 살해하고, A 씨의 신체를 훼손해 여행용 가방에 담아 택시를 타고 경남 양산 낙동강 변 풀숲에 옮겨 유기했다.

이 같은 범행은 혈흔이 묻은 캐리어를 숲속에 버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로 드러났다. 경찰은 범행 하루 뒤인 같은 달 27일 오전 6시께 정유정을 긴급체포한 데 이어, 피해자의 나머지 시신을 피해자의 집에서 발견했다.

이후 부산경찰청은 지난 1일 신상 공개위원회를 열고 살인·시체유기 혐의를 받는 정유정의 신상을 공개했으며, 정유정은 지난 2일 검찰에 송치됐다.

황민주 인턴기자 minchu@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