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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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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격돌장 된 샹그릴라대화…대만 문제 등 설전, 대만해협선 군함 근접 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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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에 참석한 각국 국방장관들이 지난 3일 오찬을 함께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방부 제공·AFP연합뉴스


싱가포르에서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가 미·중간 격돌장이 됐다. 샹그릴라대화 참석을 계기로 기대를 모았던 미·중 국방장관 회담이 무산된 상황에서 양측은 각각의 연설 을 통해 대만 문제 등에 대한 공방을 이어갔다. 양국이 설전을 벌이는 와중에 대만해협에서는 군함의 근접 항행으로 또 다시 긴장 상황이 벌어졌다.

샹그릴라대화에 참석한 리상푸(李尙福) 국방부장은 4일 ‘중국의 새로운 안보이니셔티브’를 주제로 연설하면서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며, 어떤 외부세력의 개입과 간섭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 민진당 당국이 서양을 끼고 독립을 도모하려는 것과 외부세력이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억제하려는 것이 대만해협 현상 변경의 가장 큰 골칫거리”라며 “감히 대만을 중국으로부터 분열시키려 한다면 중국 군대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결연히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부장이 이날 연설 중 대만 문제에 대한 입장을 강조한 것은 전날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의 연설과 미국·일본·호주 3개국 국방장관 공동성명에 대한 반박 성격이 크다. 오스틴 장관은 전날 샹그릴라대화 연설에서 “대만해협에서의 충돌은 치명적일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에 상상할 수 없는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은 또 같은날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과 3자 회담을 가진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중국이 일본 및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동·남중국해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대만해협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중국은 오스틴 장관의 연설에 대해서도 전날 현지에서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의 입장을 정면 반박했다. 징젠펑(景建峰)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합동참모부 부참모장은 기자회견에서 “냉전이 지나간지 32년이 흘렀지만 미국은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나 양자 군사동맹 등 냉전의 잔재를 없애지 않고 오히려 ‘쿼드(Quad)’ 등을 만들어 이데올로기로 진영을 나누고 대항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의 대만 관련 발언은 사실을 무시하고 흑백을 뒤짚는 것”이라며 “미국이 ‘대만 독립’ 분열 활동을 용인하고 다른 나라를 끌어들여 대만 문제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이야말로 긴장 국면의 진정한 추동자”라며 미국의 상시적인 ‘항행의 자유’ 작전 등이 남중국해에서 더 많은 안보 위험과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중국이 샹그릴라대화에서 공방전을 벌이는 와중에 대만해협에서는 미 군함의 항행 작전으로 실제 긴장 국면이 조성됐다. 지난 3일 미 해군 7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 정훈함(DDG-93)이 캐나다 해군 호위함 HMCS몬트리올(FFH 336)과 함께 대만해협을 통과하자 중국은 해·공군 병력을 동원해 감시·경계 활동을 펼쳤고, 이 과정에서 중국 군함이 미 군함에 매우 근접한 거리까지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당시 중국 군함이 150야드(137.16m) 거리까지 접근해 안전하지 않은 기동을 했다면서 이는 공해에서의 안전 항행에 관한 ‘해상충돌 예방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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