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2차 자진출석하고 있다. 2023.06.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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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수수'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민주당 당 대표가 자신을 조사해달라며 검찰에 다시 한번 출두했지만 검찰은 이번에도 문을 열지 않았다. 송 전 대표는 "검찰이 없는 증거를 쥐어짜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 전 대표는 7일 오전 9시23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두해 안내 직원에게 '담당 검사에게 조사받고자 왔다'는 취지로 말했다. 하지만 송 전 대표는 입장이 거부됐고, 이후 검찰청 인근에서 오후 1시까지 1인 시위를 했다.
송 전 대표는 시위 전 검찰청 건물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입장을 발표했다. 송 전 대표는 프랑스에서 귀국한 4월24일로부터 45일째 되는 이날까지 본인을 소환하지 않은 것을 두고 "사회 활동을 못하게 한 것에 대해 비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주변 사람을 괴롭히지 말아달라. 나를 소환해 조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하라"고 했다.
송 전 대표는 '깡통폰' 제출에 대해 "출국할 때 한국에서 쓰던 휴대전화를 폐기했다"며 "한국 휴대전화 로밍해서 쓰면 요금이 많이 나오고 인터넷 사용이 어렵다. 그래서 (프랑스) 학교에서 제공한 휴대전화를 쓴 것이다. 한국 와서 새 전화기를 구해 일주일 사용하다 제출한 것"이라고 했다.
송 전 대표는 '돈 봉투 수수자 일부가 혐의를 인정했다'는 취지의 질문에는 "법정에서 밝혀질 것이다. 일방적인 한 사람의 진술로 판단할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송 전 대표는 지난달 2일에도 검찰의 통보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조사를 받겠다며 검찰청에 나왔고, 역시 검사를 만나보지 못한 채 돌아갔다. 검찰은 우선 조사해야 하는 사건 관계인이 많아 아직 송 전 대표를 조사할 차례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송 전 대표의 자진 출두를 두고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를 막기 위함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진중권 작가는 전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해 "구속영장이 신청(청구)될 것에 대비해서 '두번이나 자진 출석했지 않는가', '난 도주 우려가 없다'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했다.
진 작가는 또 "만약 (이성만·윤관석 의원이) 구속된다면 (구속영장이) 송 전 대표한테 가는 길이 열리는데 (송 전 대표의 자진 출석은) 아마 그것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송 전 대표는 국회의원이 아니어서 불체포특권이 없다. 구속영장 청구 시 국회의 체포동의안 표결 없이 곧바로 법원의 심사를 받는다.
하지만 검찰이 공적인 인물의 신병을 확보하고자 할 때는 도주 우려보다는 증거 인멸 정황에 보다 비중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1일 윤관석 이성만 의원 등에 대한 영장 청구와 관련해 "사건 수사 전후를 막론하고, 주요 혐의자나 사건 관계자들 사이에서 정당한 방어권 행사를 넘어선 조직적 증거인멸 정황을 발견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검찰이 송 전 대표를 소환해 조사하는 시점은 오는 12일 국회에서 진행되는 이성만·윤관석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돈 봉투를 마련하고 살포한 '실행자' 윤 의원 등의 신병 확보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윗선'으로 지목된 송 전 대표를 부르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것.
아울러 일부 '돈 봉투 수수 의원'들에 대한 조사도 송 전 대표 소환 전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검찰은 지난 압수수색으로 29개 의원실의 출입 기록을 확보, 수수자로 의심되는 의원들의 시간대별 동선을 교차 검증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돈 봉투 살포 의혹은) 민주주의 존립 기반을 훼손한 중대한 범죄"라며 "증거와 법리에 따라 어떤 사건보다 공정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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