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8시 20분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지하철 분당선 수내역 2번 출구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했다. 이 사고로 이용객 3명이 허리와 다리 등에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고, 비교적 가벼운 상처를 입은 11명은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수내역 2번 출구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정상 작동을 하던 중 갑자기 멈춰 섰고 수초 후에 역주행하면서 위에 있던 이용객들이 구르거나 넘어졌다. 이 사고로 이용객들은 허리, 다리, 어깨 등의 통증을 호소해 일부는 국군수도병원, 분당차병원, 제생병원 등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목격자들은 에스컬레이터 사고 당시 마치 '이태원 참사'처럼 수많은 피해자가 뒤엉켜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현장에 있었던 환경정비원 A씨는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고 사람들이 에스컬레이터 아래로 우르르 쏟아졌다"고 상황을 묘사했다.
실제로 경기소방재난본부에서 제공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줄지어 탑승하던 시민들이 넘어지면서 하단부에 겹겹이 쌓이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은 누군가 에스컬레이터의 수동 조작 장치 등을 작동시켰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분당선 수내역은 코레일이 운영하나, 에스컬레이터는 위탁업체에서 운영·관리하고 있다. 해당 에스컬레이터는 최근 검사에서 정상 판정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경찰 측의 접근 거부로 승강기안전공단의 초동조사가 무산되기도 했다.
승강기안전공단 관계자는 "사고 현장을 확인하려고 수내역을 찾았으나 경찰 통제선 탓에 접근할 수 없어 초동조사는 하지 않았다"며 "국과수 등 타 기관과 합동으로 일정을 잡아 전문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하철사법경찰대는 목격자 진술과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경기 성남분당갑)이 14명의 부상자를 낸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여기는 분당을 지역이지만 지역구 주민들이 이곳으로 많이 출퇴근하기도 하고 부상자 중 지역구 주민들도 있다"며 "30년 전 개통한 수내역에서 사고가 난 만큼 노후화된 에스컬레이터를 모두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홍구 기자 /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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