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세계 최고층이자 가장 작은 크기의 238단 4차원(4D) 낸드플래시를 양산하며 원가 및 품질 경쟁력을 한 단계 높였다. D램 중심인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면서 낸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기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38단 4D 낸드를 기반으로 스마트폰, PC에 쓰이는 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제품을 개발해 지난달부터 양산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현재는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해외 고객사와 제품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인증이 끝나면 모바일용 제품을 시작으로 향후 PC, 데이터센터용 SSD에 238단 낸드를 탑재할 예정이다.

238단 4D 낸드는 업계 최고층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238단 낸드 개발에 성공했다. 미국 마이크론이 작년 7월 232단 낸드 양산 소식을 전하며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가져가자 곧바로 더 높은 최고층 제품을 선보였다. 낸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cell)을 겹겹이 쌓아 층(단)을 형성, 용량을 늘리다 보니 적층 수준이 곧 기술 경쟁력으로 꼽힌다. 낸드 업체 간 적층 경쟁이 치열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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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238단 낸드 양산이 원가 및 품질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사이즈로 칩을 내놓은 결과, 이전 세대 제품(176단 4D 낸드)보다 생산 효율을 34% 높였다. 데이터 전송 속도도 초당 2.4기가비트(Gb)로 50% 더 빨라졌다. 읽기·쓰기 성능도 20% 개선했다. 김점수 SK하이닉스 부사장(238단 낸드담당)은 “앞으로도 낸드 기술 한계를 돌파하며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는 SK하이닉스가 최고층 낸드를 통해 D램 중심의 사업을 다변화하며 낸드 먹거리를 늘릴지 주목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에서 D램 비중은 1분기 기준 58%로 낸드(33%)보다 높다. 메모리 분야에서 낸드 시장 규모가 D램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기에 관련 사업을 키우는 것이 과제일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자료를 보면, SK하이닉스는 1분기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34.0%), 일본 키옥시아(21.5%)에 이어 15.3% 점유율로 3위를 기록했다.

SSD 사업 확대를 위한 낸드 기술 선점 및 시장 점유율 확대도 필수다. SSD는 낸드를 활용해 정보를 저장하는 장치다. 기계 부품(회전 디스크)으로 정보를 저장하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대체품이다. 최근 PC, 노트북에 이어 서버 시장에서 HDD를 대체하며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전체 낸드 매출에서 SSD 비중이 모바일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2021년 인텔로부터 인수한 SSD 자회사인 솔리다임과의 시너지 확대도 올해 중요한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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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선 낸드 업계 적층 경쟁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낸드 시장은 3강 체제인 D램 시장과 달리 경쟁 사업자가 5~6개로 많고 점유율 차이도 비교적 크지 않다 보니 경쟁이 활발하다. 낸드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200단대 낸드 제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11월에 236단 1테라비트(Tb) 8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했다. 키옥시아는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218단 3차원(3D) 낸드를 올해 양산할 계획이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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