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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이재명 “한·중 신뢰 후퇴 우려”···싱하이밍 “탈중국화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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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면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한목소리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를 방문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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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일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와 만나 한·중관계 후퇴와 한국의 대중국 무역 적자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싱 대사는 “중·한관계가 어려움에 부딪힌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면서 한국 정부의 ‘탈중국화 추진’을 문제 삼았다. 두 사람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를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 대사와 약 2시간 동안 만나 한·중관계 개선 방안,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 한반도 비핵화 문제 등에 대한 대화를 두루 나눴다. 이날 면담은 중국대사관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한·중 양국 국민의 신뢰와 존중이 매우 높게 형성돼 있다가 최근에 많이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정부의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입장에서 중국이 최대 흑자국에서 적자국으로 전환되면서 경제가 매우 곤란에 봉착했다”며 “국내 중국 수출 기업, 중국 진출 기업, 현지 교민들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중국의 집단여행 허용 국가에서 제외된 점을 언급하며 “가급적이면 형평성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조치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면담에서 “우리 정부의 외교적 대응이 국익과 관계없이 (중국과의) 불필요한 외교적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지적했다고 천준호 대표 비서실장이 전했다.

싱 대사는 “현재 중·한관계가 많은 어려움에 부딪힌 데 대해 깊이 우려하고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솔직히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고 답했다. 싱 대사는 “최근 한국의 대중국 무역 적자가 확대되는 문제를 우리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의) 탈중국화 시도를 중요한 원인으로 설명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탈중국화 흐름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것이다.

싱 대사는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일각에서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고 베팅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는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라고 했다. 싱 대사는 특히 “대만 문제는 중국 핵심 이익 중의 핵심이고 중·한관계의 기초”라며 “한국 측이 약속을 제대로 지키고 대만 문제 등에서 중국의 핵심 우려를 존중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싱 대사는 “역수행주 부진즉퇴(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는 나아가지 않으면 퇴보한다)라는 긴박감을 가지고 중·한관계의 풍파를 이겨내며 용감하게 전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방침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일본의 핵 오염수 해양투기 문제 때문에 주변국의 우려가 높아지는데 가능하면 함께 목소리를 내고 공동의 대응책을 강구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싱 대사는 “일본이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 태평양을 하수도로 삼고 있는 것 같다. 지극히 무책임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그는 “우리는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결연히 반대한다”며 “한국과 이런 면에서 잘 협력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것처럼, 중국 정부 역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라는 대원칙에 공감하고 지지를 표명해달라”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지역 안정을 위한 그간의 노력을 계속 이어가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싱 대사는 “중국은 관련국들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며 조속히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한·미의 대규모 군사훈련 중단)을 다시 추진하고 대화 재개를 추진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며 “중국은 자신의 방식으로 계속 일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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