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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인력난’ 조선업계…공항 마중-정착금 등 외국인 노동자 극진 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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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삼성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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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사들이 귀한 몸이 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특별 관리’에 나서고 있다. 이들이 한국에 빨리 안착해 생산효율을 내는 것이 새로운 인력 수급 못지 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3곳의 외국인 근로자는 현재 5100여명 수준으로 파악된다. HD현대중공업 2000여 명, 삼성중공업 1500여 명, 한화오션 1600여 명 등이다. 이들 ‘빅3’의 지난해 6월 기준 외국인 근로자는 3312명(한국조선플랜트협회)이었다. 1년 사이 1800명 안팎이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각 사별로 올해 안에 400~1000명씩의 외국인 인력을 추가해 부족한 일손을 덜어야 하는 상황이다.

멀리서 온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조선사들의 지원은 이들이 한국에 입국할 때부터 시작된다. 한화오션은 부산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도착할 때부터 공항으로 마중나와 이들을 숙소나 사업장으로 인도한다. 삼성중공업은 협력사와 합심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정착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7월 업계 최초로 사내에 ‘외국인 지원센터’를 설립해 외국인 근로자들의 불편함을 덜어주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기도실을 마련했고, 한화오션은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기숙사 9개동을 리모델링했다. HD현대중공업은 한식이 입에 맞지 않거나 종교적 이유로 특정 식재료를 먹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20개 국에서 단기간에 대규모 인력이 물려들어오며 이들을 지근거리에서 도울 전담 인력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 HD현대준공업은 통역 인력 22명에다 대학생 인턴 8명을 올 3월 추가로 뽑았다. 한화오션의 경우에는 4월부터 네팔, 태국을 비롯해 7개국의 외국인 근로자를 도와줄 인력인 ‘코디네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울산에서 근무 중인 김홍주 HD현대중공업 대학생 인턴사원(27)은 “오전 7시 50분에 실시하는 일종의 아침 조회 때 현장 반장들의 공지사항을 외국인 근로자에게 번역해 알려주거너 법정안정교육을 돕고 있다”며 “그날 일당을 못 받을까봐 아픈 걸 숨기고 일하던 외국인 근로자의 오해를 풀어주고 병원에 다녀오게 했던 게 가장 보람된다”고 말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꺼번에 늘어나다 보니 부작용도 나타난다. 지난달에는 HD현대중공업과 협력사에서 일하던 태국 국적 외국인 근로자 9명이 출근을 하지 않고 잠적했다. 원 고용주의 동의 없이 다른 업체로의 취업이 불가능한 E-7 비자로 입국한 이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소재를 파악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조선소마다 외국인 근로자가 늘어날 터인데 규정을 안 지키는 이들도 계속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는 조선소 말고도 다른 업종에서도 외국인 노동자의 비율이 크게 늘어날 것인데 이들에 잘 정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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