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160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 참석한 학생들이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손지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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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회 맞은 수요시위…31년 간 평화로 지켜
이용수 할머니, “죽기 전 약속 지켜달라”
현장학습으로 초등생들 참가하기도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 14일 낮 12시 1600번째를 맞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일본 정부를 향해 “전쟁범죄를 인정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5) 할머니와 함께 초등학교 학생들도 무대에 올라 연대 발언을 이어갔다.
정의기억연대는 이날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300여명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1600차 정기 수요시위를 열었다.
수요시위는 1992년 1월 8일 미야자와 기이치 당시 일본 총리의 방한에 맞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시작됐다. 이후 31년 동안 매주 수요일 정오 같은 장소에서 수요시위가 진행됐다.
이날 시위에는 현장 학습을 온 고양 대곡초등학교 학생 등 청소년 50여명도 참석했다. 학생들은 각자 ‘할머니들의 꽃다운 시절을 돌려달라’, ‘할머님들과 우리는 끝까지 싸우겠습니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대곡초 6학년 김담연(12)양은 연대발언에서 “이건 할머니들의 잘못이 아니라 100% 일본 정부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고하준(12)군은 수요시위에 참가한 이유를 묻자 “‘할머니의 수요일’이라는 책을 친구들과 다 같이 읽고 (수요시위에) 관심이 생겼다”면서 “오늘 와서 할머니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용수 할머니에게 손하트를 만들어 보이며 환호하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때 오셔서 전부 다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이 약속이 거짓말이 아니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에 계신 이옥선 할머니가 일주일에 세 번씩 투석하면서 쓰러지고 있다”며 “죽기 전에 약속을 지켜달라고 울면서 얘기했다”고 전했다.
보수단체들도 이날 맞불집회를 열었다. ‘역사 파괴, 위안부 사기, 윤미향은 감옥으로’ 등의 현수막을 내건 보수단체들은 “사기치지마라”고 외쳤다. 이 할머니가 무대에 올라서자 보수단체 참가자들이 몰려들어 경찰이 이들을 막아서기도 했다. 이날 수요시위가 끝나자 비가 쏟아졌다.
손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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