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정책평가연구원(PERI)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안종범 원장, 리처드 버크하우저 텍사스 오스틴대 교수, 더글라스 베샤로프 메릴랜드대 교수(왼쪽부터)가 토론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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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석학들과 한국의 전·현직 정부 인사들이 한국의 복지·인구·부동산 등 정책에 애정어린 조언을 던졌다. 정책평가연구원(PERI)이 ‘정책평가, 새 지평을 열다’라는 주제로 20~21일 주최하는 심포지엄에서다.
20일 PERI에 따르면 세계적인 인구통계학자인 로날드 리 버클리대 교수는 한국의 초저출산율 문제를 앞으로 한국의 대처에 따라 극복할 수 있는 과제로 봤다.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0.78명에 불과하지만 저출산·고령화가 재정과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아직은 크지 않다는 점에서다. 그는 “고령층 고용 기회를 늘리고 소득을 높여 복지 지출 등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초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노동과 젠더 분야의 석학인 도나 긴서 캔사스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는 “한국의 저출산 대책에 가장 중요한 과제로 여성의 출산 후 노동 복귀를 보장해야 한다”며 “육아와 경력을 병행할 수 있게 하는 근로시간 단축 등의 해법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복지정책과 관련해선 티모시 스미딩 위스콘신대 교수는 기초연금을 인상하기보다는 고령층이 가진 주택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확대하거나 장기요양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다. 한국 고령층의 소득 빈곤율은 높지만, 토지와 주택을 가진 비율 역시 높다는 점에서다. 그는 또 출산율을 높이는 방안으로 “저소득층 아동을 위해 보편적인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한다면 한국 청년층에 출산을 장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사회적으로 여파가 큰 부동산 문제에 관해 석용 팽 싱가포르경영대학 경제학과 석좌교수는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에서 데이터 분석의 활용을 강조했다. 국토교통부 제1차관을 지낸 김경환 서강대 명예교수는 “정책을 평가하는 기관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고, 데이터를 수집·관리하는 시스템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축사를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몇 년간 소득주도성장·탈원전 등 이념과 포퓰리즘에 기반한 잘못된 정책들이 추진됐다”며 “이로 인해 정부는 엄청난 재정 부담을 겪고 있으며, 그 피해는 모두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불합리한 정책 추진을 방지하기 위해 재정 준칙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PERI는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한국판 ‘브루킹스 연구소’를 표방하며 설립한 싱크탱크다. 안 원장은 “이번 심포지엄이 한국의 정책 평가 발전에 이바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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