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의 신규 연체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채권 대손상각과 대손충당금 적립 강화,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 등으로 향후 부실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터넷은행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등과 같은 디지털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예금 이탈 시 대응 능력도 양호하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인터넷전문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9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9% 증가했다.
2021년 토스뱅크 출범 영향이 줄어들면서 자산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으나 여전히 4대 시중은행(4.6%) 보다 높은 수준이다.
작년 상반기까지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제고와 유동성 확보 등을 위해 국공채등 유가증권을 중심으로 자산이 빠르게 늘었고, 하반기부터는 대출이 총자산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반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800억원에 그쳤다. 총자산순이익률은 0.51%로 여타 시중은행(0.74%)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 이후 예대마진이 확대되면서 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했지만, 영업 초기 IT기술 투자 비용, 대손비용 및 유가증권 관련 손실, 다변화되지 않은 수익기반 등의 영향이다.
인터넷은행 대출 연체율은 4월 말 기준 0.85%로 2022년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시중은행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신규 은행 영업 초기에 취급한 대출의 연체 발생,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의 이자 부담 증가 등의 영향으로 신규 연체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데다 최근 연체차주의 채무조정 신청 증가 등으로 연체채권의 대손상각이 지연된 데 기인한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는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 접근성 개선 및 포용금융 확대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으나 대출 건전성에는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인터넷은행의 변동금리(혼합형 포함, 가계 신용대출 기준) 대출 비중은 96.1%로 4대 시중은행(80.2%)보다 높고 최근 중저신용 및 저소득 차주에 대한 신용대출 비중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작년 하반기 이후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율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인터넷은행의 손실흡수 및 유동성 대응능력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인터넷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23.7%로 4대 시중은행(17.9%) 및 최저 규제(10.5%) 수준을 큰폭으로 웃돌았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및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도 각각 563.7% 및 186.5%로 규제 기준(92.5%) 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국내 인터넷은행의 경우 SVB와 같은 대규모 예금 이탈 가능성이 크지 않고,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양호한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터넷은행은 모든 예금이 비대면 예금이고 수시입출식예금 비중(총예금의 69.1%)과 바젤Ⅲ 기준 불안정 예금 비중(70.4%)이 4대 시중은행(각각 42.7% 및 29.8%)에 비해 높다.
다만 대부분의 예금이 소액·소매 예금으로, 총예금의 77.7%가 예금보험 대상이다. 한은은 “비보험예금 비중이 22.3%에 불과한 점은 자금 안정성에 대한 예금자들의 우 려를 상당폭 낮추는 요인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또 비보험예금이 전액 이탈되더라도 인터넷은행은 고유동성자산을 활용해 예금지급 요구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인터넷은행의 비보험 예금 대비 고유동성자산 비율은 지난 3월 말 기준 178.3%로 100%를 크게 상회했다.
한은은 “기술적으로 이탈이 용이한 비대면 예금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인터넷은행은 긴밀한 관계의 예금을 적극 확보하는 등 수신예금의 안정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부실 확대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연체채권 대손상각 및 대손충당금 적립을 강화하는 동시에 CSS 고도화 노력을 통해 차주의 상환능력 평가 역량을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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