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1 (화)

이슈 스마트폰 소식

[신문과 놀자!/눈에 쏙쏙 디지털 이야기]“컴퓨터-스마트폰도 ‘주소’가 있어야 데이터를 받을 수 있어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기기마다 각각의 ‘IP 주소’ 필요해

한국, 약 1억1000만 개 주소 보유

버전 4 체계선 43억 개 사용 가능

이용자 늘며 버전 6 체계로 전환도

동아일보

우리가 사용하는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등 인터넷과 연결된 모든 기기에는 ‘IP’라고 불리는 고유의 주소가 있다. 이 주소를 통해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 없는 세상, 우리의 삶을 상상할 수 있나요? 여러분은 인터넷보다 스마트폰이 없는 세상이 더 끔찍하다고 할 거 같은데요. 인터넷이 없다면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것이 그다지 많지 않답니다. 여러분이 스마트폰으로 자주 이용하는 웹툰, 소셜미디어(SNS), 쇼핑, 배달 주문, 인터넷 게임, 검색 그리고 OTT 서비스 등도 인터넷이 없다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인터넷을 사용하는 데 특별한 주소가 사용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의 주소가 있듯이 인터넷에서도 주소가 필요한데요, 이를 IP(Internet Protocol) 주소라고 합니다. 우리가 물건을 주문하고 받는 곳으로 집 주소를 사용하는 것처럼, 인터넷에 요청한 데이터를 받을 주소로 IP 주소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 노트북-스마트폰에도 주소가 있다

동아일보

노트북 화면에 IP 주소를 확인하는 과정이 보인다. 사진 출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홈페이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럼, 인터넷을 사용하려는 모든 기기는 IP 주소가 있어야겠죠? 노트북, 스마트폰, 스마트패드뿐만 아니라 스마트TV 등 인터넷에 연결되는 모든 기기는 IP 주소가 필요합니다. 전 세계 사람들, 수많은 기기와 연결되어도 IP 주소가 있어 서로를 식별하고, 통신할 수 있습니다.

즉, IP 주소는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 등에 부여되는 고유의 식별 주소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전 세계를 연결하는 인터넷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인터넷 주소 관리기구인 IANA(Internet Assigned Numbers Authority)에서 IP 주소 할당을 조정하고 관리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역할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Korea Internet & Security Agency)에서 담당합니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의 IP 주소를 확인해 볼까요? 잘 따라오세요.

윈도의 경우 windows 키 + R(검색)을 누르면 나타나는 창에 cmd라고 입력하면, 명령 프롬프트가 실행됩니다.

윈도: 검색(돋보기) ― cmd 입력 ― 명령 프롬프트 실행

명령문을 텍스트로 작성하는 방식이라 많이 낯설겠지만, 어려운 건 아니니 직접 해보세요.

다음과 같이 입력 프롬프트(‘>’)에 ipconfig를 입력하세요.
동아일보

출력되는 내용 중 IPv4(IP version 4)와 IPv6(IP version 6)가 IP 주소입니다. 다른 버전의 주소들도 만들어졌으나 사용되지 않고, 현재 인터넷에서는 버전 4와 버전 6만 쓰입니다.

● 인터넷 사용자 급증, 주소 길이도 확장

두 버전의 주된 차이는 주소의 길이입니다.

IPv4는 32비트 길이의 주소를 사용하고, IPv6의 주소 길이는 128비트입니다. 1981년 도입된 IPv4의 주소체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IP 주소는 약 43억(2의 32제곱) 개입니다. 인터넷에 연결하려는 사용자와 기기들의 수가 급증하여, 1995년에 128비트 길이로 확장한 주소체계인 IPv6가 등장한 것입니다. IPv4보다 비트 수가 4배 늘어난 IPv6의 주소 개수는 약 43억×43억×43억×43억 개입니다.

IANA는 2011년 2월 3일 IPv4 신규 할당 중지를 선언하였습니다. IPv4 주소 고갈, IPv4의 종말이라며 많은 우려로 떠들썩했던 시기가 있었는데요, 그 후 10여 년이 지났지만, IPv4는 여전히 사용되고 있고, IP 주소라고 하면 보통 IPv4를 의미합니다.

IANA에서 신규 할당을 종료한 것이 모든 주소가 사용 중이라는 의미는 아니고, 1990년대 초반부터 사설 IP 주소, NAT 등의 IPv4 고갈 문제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마 여러분의 컴퓨터에서 확인한 주소도 대부분 사설 IP 주소일 것입니다.

컴퓨터의 주소가 192.168.X.X라면, 아래 대역에 포함되니 사설 IP 주소를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동아일보

사설 IP 주소는 가정, 학교, 기관 등의 내부에서만 사용되는 주소입니다. 내부 네트워크 내에서 내부 기기들만 식별하는 데 사용되므로 우리집 컴퓨터의 IP 주소와 학교 컴퓨터의 IP 주소가 같을 수 있습니다.

학교 내에서 학생들의 ID로 사용되는 학번(예, 10203 - 1학년 2반 3번)을 예로 들어 보면, 여러 학교에서 같은 학번을 사용하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외부 네트워크와 통신하려면 인터넷에서 고유한 주소를 사용해야 합니다. 사설 IP 주소와 구분하여 공인 IP 주소라고 하는데요, 사설 IP 주소를 공인 IP 주소로 변경하는 데 NAT(Network Address Translation)가 사용됩니다.

● 한국의 IP 주소 1억1000만 개

IP 주소 2023 리포트(https://www.ip2location.com/reports/internet-ip-address-2023-report)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보유한 IP 주소는 약 1억1000만 개로 세계에서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영국에 이어 여섯 번째로 많은 IP 주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인구수의 약 2배여서 다른 국가들보다는 상황이 훨씬 나은 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IPv6 보급률은 매우 낮습니다. 1위인 인도가 78%이고, 세계 평균은 35%인데, 우리나라는 19.52%입니다. 아시아태평양지역 IP 주소 관리 기관인 APNIC에서 제공하는 사이트(https://stats.labs.apnic.net/ipv6)에서 국가별 IPv6 가능 비율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IPv6는 주소의 길이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IPv4가 가진 문제점을 개선하여 보안 기능을 강화하고, 계속해서 등장하는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에 확장성을 지원하여, IPv6로의 전환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인터넷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20, 30년 전에 제안된 주소 체계가 여전히 차세대 주소로 남아 있지만, 인터넷의 성장과 다양하고 새로운 기기들의 등장을 준비하기 위해 인터넷 주소의 다음 버전에 대한 고민은 항상 필요해 보입니다.

김학인 한성과학고 교사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