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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이슈 흔들리는 수입 곡물 시장

가장 완벽한 패밀리 전기차 등장 아, 가격은 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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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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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안 들르고 서울에서 부산까지(약 400㎞) 한번에 달려볼 만하겠는데."

기아 EV9을 시승해보고 처음 든 생각이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충청남도 아산시를 거쳐 부여군까지 약 3시간 동안 210㎞ 정도를 주행해본 뒤였다.

보통 서울에서 부산까지 차를 운전해서 가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게 마련이다. 출발 전날 숙면을 취해야 하며 휴게소는 최소 3번 이상 들러야 한다. 도로에 차가 없는 새벽에 출발하며 중간에 운전자 교대도 필수다. 가족이 부산에 살아 여러 번 오가며 쌓아온 나름의 노하우다.

온 가족을 태우고 서울~부산 주행을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이란 느낌을 준 게 바로 이 차의 최대 장점이 아닐까. 오랜 시간 운전한 뒤에도 피로하기보단 좀 더 달리고 싶다고 느끼게 한 차가 바로 기아 EV9이다.

기아 EV9은 7명까지 탈 수 있는 국내 최초 3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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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EV9의 편안한 승차감이 가장 인상적이다. 이 같은 편안한 주행감은 도심, 고속도로, 시골길을 가리지 않았다. 널찍한 실내 공간이 한몫한다. 앞바퀴 중심에서 뒷바퀴 중심까지 이르는 휠베이스가 3100㎜다. 내연기관차인 동급 현대차 팰리세이드보다 200㎜ 길다. 전기차라 동력계 구성이 단순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휠베이스가 길다는 건 실내 공간을 더 여유롭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차 내부가 여유롭게 크고 차체가 높아 운전자의 시선이 높게 잡혀 있으니 장시간 운전 후 확실히 피로감이 덜했다. 편안한 주행감을 만드는 또 다른 비결은 뒷바퀴에 적용한 '셀프 레벨라이저' 기술 덕분이었다. 적재 하중이 변해도 늘 일정한 차고를 유지하는 기술이다. 노면이나 노철에서 발생하는 잔진동을 차가 모두 흡수해 운전자에게까지 전달하지 않는 느낌이다. 이 기술을 통해 3열까지 사람이 탑승하거나 트렁크에 많은 짐을 실어도 댐핑 압력을 조절해 차체가 처지는 것을 방지한다. 맨 뒷줄인 3열에 타도 편안한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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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 성능도 뛰어나다. 육중한 몸집에 차 무게 2.6t이 무색할 만큼 가속페달을 밟자, 빠르고 소리 없이 속도를 높였다. 속도감은 오로지 계기판에 쓰인 숫자로만 체감됐다. 흔들림 없이 속력을 높였다. 주행 모드는 에코, 노멀, 스포츠 등이 있다. 특히 스포츠 모드로 주행했을 때 느낀 차의 기민함이 인상적이었다. 육중한 패밀리카에서도 주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

코너링도 나쁘지 않았다. 긴 차체 때문에 코너링에 둔할 것이란 생각은 기우였다. 강한 출력과 부드러운 핸들링, 빠릿빠릿한 움직임으로 여러 차례 코너링에서도 '뚝딱거림'이 없었다.

실내 정숙성도 뛰어나다. 전기차여서 당연히 조용하겠지만 SUV임을 감안해야 한다. EV9에는 바닥에서 올라오는 진동과 소음을 줄이기 위해 흡음재를 추가한 분리형 카펫, 흡음 타이어를 탑재해 조용한 주행을 구현했다.

EV9에 대거 적용된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차로 이탈 방지 보조와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이 유용했다. 차로를 이탈하면 울리는 핸들의 진동, 차가 한쪽으로 치우치면 알아서 위치를 중앙으로 조절하는 기능 등은 고속도로 주행을 편안하게 만든 핵심 요소였다. 하반기 출시될 EV9 GT 라인에 적용될 국내 첫 자율주행 레벨3 기술도 기대를 모은다. 안마 기능도 빼놓을 수 없다. 1시간 이상 운전하니 자동으로 시트 안마 기능이 켜졌다. 처음 경험해본 자동차 시트 안마가 얼마나 시원하겠냐는 생각이 잊힐 만큼 유용했다. 옵션 선택에 따라 안마 기능은 2열에도 적용할 수 있다.

넉넉한 주행거리도 편안한 주행을 완성한다. 99.8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기아 전기차 중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가장 긴 501㎞다. 서울에서 완충해 부산까지 달려도 약 100㎞가 남는다.

승차감 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게 EV9 디자인이다. 차 외부는 잔기교를 부리지 않는 믿음직스럽고 웅장한 인상이다. 특히 압도적인 크기가 인상적이다. 차체 크기로만 EV9은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영업용 차량을 제외하고 승용차 중 최상위권이다. 차 앞 범퍼에서 뒤 범퍼까지에 이르는 전장이 5010㎜, 사이드미러를 제외한 좌우 너비인 전폭이 1980㎜, 타이어 맨 밑에서 지붕까지인 전고가 1750㎜에 이른다. 전장은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보다 15㎜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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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디자인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계기판과 중앙 화면이 연결된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시원한 느낌을 준다. 캠핑카로 손색없을 정도로 넉넉한 실내 공간은 이 차의 최대 장점일 것이다. 2열 스위블 시트 옵션을 선택한다면, 시트를 뒤로 돌리고 3열 시트를 접어 성인이 발을 뻗고 편안히 누울 만한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오직 가격만이 소비자가 EV9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이날 시승한 차는 EV9 사륜구동 어스 풀옵션 차로 옵션을 다 하면 가격이 약 9354만원이다. 1억원에 육박해도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다는 기아의 자신감으로 읽힌다.

기아는 EV9 기본 모델 트림을 에어와 어스 두 가지로 먼저 출시했다. 이륜과 사륜 중 구동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하반기 EV9 GT 라인도 출시될 예정이다.

EV9 가격은 세제 혜택 후 개별소비세 3.5% 기준으로 △에어 이륜 7337만원 △에어 사륜 7685만원 △어스 이륜 7816만원 △어스 사륜 8163만원이다. 옵션을 추가하면 가격은 더 올라간다.

[박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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