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거리두기 1.5단계 하향에도 전주·익산 2단계
보상 규정 두지 않아 헌법소원…헌재, 재판관 전원일치로 기각
"메르스때 보상 규정 정비…코로나19 장기간 집합제한 예상하기 어려워"
"입법자가 미리 마련하지 않았다고 해서 평등권 침해라 할 수 없어"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지난 2020년 12월 서울 중구 명동 일대. |
헌재는 전주시·군산시·익산시 등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집합제한 조치로 발생한 손실을 보상하는 규정을 두지 않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조항에 대한 입법부작위 위헌확인 청구 소송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 2020년 11월 군산시는 28일 0시, 전주시와 익산시는 30일 0시부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49조 1항 2호에 따라 식당의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행정명령을 각 시행했다.
이에 따라 청구인들은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 사이에 포장과 배달을 통한 영업만 가능하게 됐다. 집합제한 조치는 2021년 2월 7일까지 계속됐고 2021년 2월 8일부터는 그 제한이 완화돼 2021년 2월 14일까지 오후 10시부터 익일 오전 5시 사이에 포장·배달을 통한 영업만 가능하게 됐다.
이후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021년 2월 15일부터 비수도권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5단계로 조정해 식당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을 해제했다.
하지만 전주시(2021년 4월 2일 12시부터 22일 24시까지), 익산시(2021년 4월 11일 21시부터 25일 21시까지)는 각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행정명령을 시행해 관내 식당에 대해 오후 10시부터 익일 오전 5시까지 포장·배달을 통한 영업만을 허용했다.
이에 자영업자들은 집합제한 조치로 인해 재산권을 제한받았음에도 보상 규정을 두지 않은 입법부작위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 게양된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
헌재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헌재는 “일반음식점 영업이 제한돼 영업이익이 감소됐다 하더라도 청구인들이 소유하는 영업 시설 장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용 수익과 처분 권한을 제한받는 것은 아니므로 보상 규정의 부재가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집합제한 또는 금지 조치로 인해 중대한 영업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 예상하기 어려웠다고 봤다.
감염병예방법의 손실보상에 관한 규정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거치면서 현행법과 같이 정비됐는데 메르스는 지역사회에서는 거의 전파가 이뤄지지 않았고 병원을 중심으로 전파가 이뤄졌다.
헌재는 “장기간의 집합제한 또는 금지 조치로 인해 중대한 영업상 손실이 발생하리라는 것을 예상하기 어려웠다”면서 “집합제한 등으로 인한 영업상 손실을 보상하는 규정을 입법자가 미리 마련하지 않았다고 해 곧바로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2021년 3분기부터 방역조치가 종료된 2022년 4월 17일까지 4개 분기 동안 발생한 영업제한 조치로 인한 손실에 대해 손실보상금이 지급된 점 등도 이유로 들었다.
헌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구성원 모두가 그 부담을 나눠서 질 필요가 있고, 그러한 매출 감소는 사람 간 접촉으로 전파되는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음식점 방문을 자제한 것에 기인하는 측면도 있다는 것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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