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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시위와 파업

윤 정부, 국민 여론 등에 업고 집회·시위 제재 강화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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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법 강화' 국민토론 찬성 71% 마감…국민 참여 30배 급증

정부, 법 개정 착수…야간집회 막고 '주요도로 집회제한' 부활

뉴스1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특수고용노동자들이 3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동화면세점 앞에서 특수고용노동자 임금인상, 노조법 2,3조 개정, 윤석열 정권 퇴진 등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 2023.7.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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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정지형 기자 = 민주노총이 '윤석열 정권 퇴진'을 내걸고 3일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대통령실이 국민 토론에 부쳤던 '집회·시위 제재 요건 강화' 방안이 찬성률 71%로 마감됐다.

정부는 이달 중 집시법 제재 규정을 개정하고, 집회·시위 소음 기준을 대폭 강화한 내용의 법 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형해화됐던 주요 도로의 집회 제한도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4일 대통령실 국민제안 홈페이지에 따르면 '집회·시위 요건 및 제재 강화' 안건에 대한 국민 의견은 전날(3일) 추천 12만9416건(70.8%), 비추천 5만3288건(29.1%)으로 최종 집계됐다.

직전 안건인 'KBS 수신료 분리 징수 안건'이 총투표 5만8251건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30배 넘는 국민이 참여한 셈이다. 헌법상 기본권이 대립하고 일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국민적 관심이 크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 따르면 한국노총 등 일부 노동조합은 내부적으로 토론 참여를 독려하는 등 '화력 지원'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집회·시위로 인한) 불편 호소가 더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집시법 개정 작업에 나선 이유는 지난 5월 16~17일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광화문 세종대로 등 서울 도심에서 1박2일 '노숙집회'를 벌였던 것이 도화선이 됐다. 이후 법 규제 강화 등 집회·시위 관행을 바로잡아 달라는 민원이 쇄도했다는 것이 대통령실과 정부의 설명이다.

대통령실은 13만여 건에 달하는 국민 의견을 분석, 국민제안심사위원회에 결과를 보고하고 법 개정 사항을 담은 권고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토론 결과에 대한 내부 보고는 이번주, 공식 발표는 이르면 다음주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은 '공공질서 확립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 개정 여부를 검토 중이다. '야간 집회 제재 규정 개정', '집회 소음 데시벨(㏈) 기준 강화', '도심 주요 도로 집회·시위 제한 시행령 준수' 등 세 가지 사항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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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2023년도 제26회 국무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6.2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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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집회 및 소음 관련 사항은 법 개정 사안이다. 야간 집회는 헌법재판소가 2009년 야간 옥외집회 금지를 규정한 집시법 제10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후 15년째 관련 규정이 사문화한 '입법 공백' 상태로 남아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로 모호한 현행 규정 문구를 '오전 0시부터 6시까지'(윤재옥 원내대표 발의)로 명확히 바꾼 내용의 집시법 개정안을 처리해 입법 공백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집회 소음은 제재 기준을 현행보다 5~10㏈ 높인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통일부 장관)의 개정안이 유력 검토되고 있다. 권 의원이 지난해 12월 발의한 이 개정안은 국회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로, TF는 권 의원의 안을 반영해 정부안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주요 도로 집회 제한'은 법 개정 없이도 당장 실현할 수 있다. 집시법 시행령에 따르면 관할경찰서장은 대통령령으로 정한 주요 도시의 주요 도로에 대해 교통질서를 이유로 집회·시위를 금지·제한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서울·경기·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전주·제주 등 20개 시·도의 88개 주요 도로가 지정돼 있다. 지난 5월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1박2일 노숙집회를 열었던 세종대로와 용산 대통령실 주변인 한강대로도 포함돼 있다.

문제는 해당 시행령이 전임 문재인 정부 때 사문화됐다는 점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는 교통정체 등 국민 불편을 고려해 월 400건 이상의 주요 도로 집회를 제한했는데, 전임 정부에 들어 이 시행령이 작동되지 않았다"며 "그 관행이 현 정부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대통령실 국민토론 결과에 따라 국민제안심사위원회가 마련할 권고안을 반영, 이르면 7월 중순에 집시법 개정안 및 시행령 준수 방침을 공식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당장 주요 도로 집회·시위 제한을 규정한 시행령부터 부활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권고안에 담길 주요 (법 개정) 쟁점은 국민 의견을 분석한 결과에 따라 방향성이 잡힐 것"이라면서도 "법을 개정해야 할 사안도 있고, 어떤 것은 시행령만으로도 가능한 사안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국무회의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대규모 집회를 겨냥해 "정부는 그 어떤 불법 행위도 이를 방치, 외면하거나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집시법 손질을 시사한 바 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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