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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이스라엘, 20년만에 팔레스타인 최대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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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조직 소탕 명분 군사작전

서안지구서 100여명 사상자

팔 자치정부 "모든 접촉 중단"

백악관 "상황 주시···이스라엘 지지"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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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주민 거주 지역에서 무장조직 소탕을 목적으로 20년 만에 최대 군사작전을 벌이면서 100명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이스라엘과의 모든 접촉은 물론 치안 협력도 중단한다”며 즉각 반발해 양측 간 충돌이 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건부는 “서안지구 북부 제닌의 난민촌에서 최소 10명이 사망했으며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서안지구 내 무장세력 제압을 명분으로 드론과 2000여 명의 지상군 병력을 동원해 공습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거주 지역 내 여러 건물이 파괴됐고 산발적인 총격전이 이어지며 민간인 희생자가 속출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습을 “제닌과 난민촌에 대한 광범위한 대테러 활동”이라고 칭하며 “무장세력의 지휘 시설을 중심으로 여러 목표물을 정밀 타격했다”고 전했다. 제닌 난민촌은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조직들의 주요 은신처다. 지난해부터 이스라엘과 서안지구의 치안 상황이 악화하자 해당 조직들이 이스라엘인를 향한 테러의 배후로 지목돼왔다. 이날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은 테러 세력의 은신처를 끝장내고 있다”며 “최후까지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스라엘과의 전면적인 접촉 중단을 선언하면서 맞불을 놓았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번 공격은 난민촌을 없애고 주민들을 이주시키려는 목적”이라며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긴급하게 호소한다”고 말했다. 서안지구에는 현재 팔레스타인 주민 1만 8000여 명이 밀집 거주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번 군사작전이 개시된 후 거주민 3000여 명이 지역 밖으로 대피했다.

양측 간 긴장감이 고조되며 무력 충돌이 격화할 우려가 커지자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서안지구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작전 계획을 사전에 미국에 알린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백악관은 “우리는 이스라엘의 안보와 자국민 보호 권리를 지지한다”고 입장을 확인했다. 2000년 수천 명의 목숨을 빼앗은 제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의 반(反)이스라엘 민중 봉기)’가 재연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AP통신은 4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사람들을 찔러 8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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