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국 공급망 다변화 가속...희토류 전철 예고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조치로 중국은 자신을 겨냥한 미국과 유럽 등의 제재에 보복할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동시에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국가들의 노력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는 두 광물에 대해 허가 없이 수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소재들은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핵심적으로 쓰인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따르면 전세계 갈륨과 게르마늄의 중국 생산비중은 94%와 90%에 달한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갈륨과 게르마늄 수입량의 53%와 54%가 중국에서 오고 있다고 집계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과 중국 간 첨예해지는 반도체 갈등의 연장선이다. 특히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방중을 코앞에 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져 미국을 압박하고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국의 시도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반도체 생산에 꼭 필요하지만 엄밀히 말해 희귀금속은 아니다. 중국이 이들의 생산을 장악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오랜 기간 워낙 싸게 공급해왔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 조치로 가격이 올라가면 수지타산이 맞게 된 다른 나라들이 생산에 나설 수 있다. 실제 갈륨의 경우 미국과 벨기에, 일본 등에서도 적지 않은 물량을 생산, 수출하고 있다. 이날 미 산업부는 즉각 “두 소재는 중국 외에도 다양한 공급처가 있다”며 사태를 진정시켰다.
싱가포르국립대의 자이안총 정치학과 교수는 “시장과 기업이 초기엔 충격을 받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도 규제가 지속되면 시장과 기업이 그에 맞춰 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이번 조치가 주요 반도체 생산국과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를 적극 줄이는 노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중국은 희토류 판매 제한을 통해 미국 등 서방을 압박하려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항해 주요 상대국들은 대체처 발굴 등에 적극 나섬으로써 중국의 시장 점유율만 낮아졌다.
실제 미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2010년 중국의 희토류 일본 수출 금지 조치 이후 각국의 수입 다변화 노력으로 호주와 미국의 생산량이 증가해 중국의 생산 비중은 98%에서 2022년 70%로 낮아졌다. 더는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로 삼을 수 없는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안나 애쉬튼 유라시아그룹 연구원은 “수출 제한은 시장 지배력을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며 “만약 이 조치가 그대로 시행되면 공급망 다양화 노력을 가속화할 수 있는 새로운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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