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 서울서부지법에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에 대한 3차 공판이 진행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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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안효정·김영철 기자]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당시 경찰 무전 내용 만으론 참사 상황을 인지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오후 이 전 서장 등에 대한 3차 공판을 진행했다. 지난 6일 보석 신청 인용으로 풀려난 뒤 처음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진행된 재판이다.

이날 재판에선 무선망에 대한 검증을 하기 위해 서울경찰청 지휘망, 용산경찰서 행사망, 용산경찰서 자서망 무전이 순서대로 재생됐다. 이 전 서장과 검찰은 무전 내용을 통해 그가 참사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는지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 전 서장 측 변호인은 “검찰 공소장을 보면 오후 10시19분께 이태원 파출소에 사람이 깔렸다는 표현이 나온다. 그런데 ‘사람이 깔렸다’는 말은 도저히 무전 녹음 내용에선 들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오후 10시 20분께 (용산서와 현장 출동 경찰관 간 교신용 무전망인 자서망에서)기존 무전과는 다른 비명 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었다. 현장 경찰관의 목소리 톤이나 발언 내용이 굉장히 다급한 상황임을 짐작케 한다”며 “한 문장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단말마성 무전이 다수 송출되고 있었던 점에 비춰 (이 전 서장이) 충분히 사고의 발생 혹은 임박 상황을 인지할 수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 전 서장 측 변호인은 당시 이 전 서장이 대통령 경호망까지 포함된 총 4개의 무전을 동시에 청취했던 점도 참사 관련 신고가 들어오는 용산서 자서망에만 신경 쓸 여력이 없었던 배경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검찰은 “무선이 섞여있었다고 해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무전을 못 들었다고 하면 청취 가능했던 무전은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수사 기관 조사 당시 이 전 서장도 무전에 나온 비명 소리에 대해 ‘축제 상황으로 인식했다’고 진술했다”며 “무전 내용을 듣지 못한 게 결코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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