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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끊이지 않는 성범죄

'미투 여파' 대만 성평등 법안, '사제간 연애금지' 조항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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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대만 행정원의 '성평등 3법' 통과
[대만 행정원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최근 대만에서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와 관련한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성폭력·성차별 방지를 위한 '성평등 3법' 법안이 대만 행정원(행정부)을 통과했다고 14일 대만 언론들이 보도했다.

자유시보와 중국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 행정원은 전날 위생복리부, 교육부, 노동부가 각각 '성희롱 방지법', '성별 평등교육법', '성별 업무 평등법' 등 성평등 3법의 수정안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번 법안에는 권력형 성희롱의 명확한 정의, 소송 시효의 연장 조항과 함께 성희롱 가해자에게 가중처벌을 통해 최대 3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성희롱 가해자에 대해서는 최대 100만 대만달러(약 4천만원)의 행정 벌금과 최고 5배의 민사상 징벌성 배상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소송 시효는 일반 성희롱은 사건을 안 날부터 2년, 사건이 발생한 날로부터 5년, 권력형 성희롱은 사건을 안 날부터 3년, 사건이 발생한 날로부터 7년으로 변경했다.

뤄빙청 행정원 정무위원(장관급)은 먼저 수정안이 입법원(국회)을 통과하면 즉시 시행하고 후속 관련 법안은 내년 세계 여성의 날인 3월 8일에 시행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반적 성희롱과 권력형 성희롱의 경우 각각 최대 20만 대만달러(약 818만원)와 최대 100만 대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징벌적 손해배상 금액도 각각 1∼3배, 3∼5배를 부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성별 평등교육법의 '스승과 학생 간 연애' 조항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대만 매체들은 전했다.

사제가 함께 영화를 보는 등 사적 만남을 갖거나 서로 친밀한 호칭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법에 저촉될 수 있으며, 학교장과 교직원은 영구 해임도 가능하도록 규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뤄 정무위원은 이번 법안이 사제 간의 전문적 윤리를 위반한 권력형 성희롱을 처벌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상황에 따른 위반 여부를 고려해 대학 캠퍼스 내 성평등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보충 설명했다.

그러나 학자들은 이런 조항이 미성년자가 다니는 고등학교 이하의 학교에서는 확실히 필요하나, 모두가 성인인 대학 캠퍼스에 적용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랴오위안하오 정치대 법학원 부교수는 행정원의 전체적인 입법 수정의 방향이 정확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법률적으로 세부 규범과 설명이 명확하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법률적으로 '연애'라는 개념이 모호하고 법률 조항에 '연애'라는 규정이 없어 해당 법률의 적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민진당에서 시작된 대만 미투 파문은 학계, 연예계, 의료계, 법조계, 외교관, 중국 반체제 인사 등 전방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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