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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서울 전세 '쏙' 매매 '쑥'…집값 오르자 집주인 '관망'→'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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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반년 만에 40% 급감

반면 매매 매물은 30% 급증…"판도 바뀌어"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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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이 꽤 올랐더라고요. 몇 달 전 뉴스랑은 딴판이네요."

서울 마포구 공덕역 근처 쓰리룸 빌라에 사는 30대 김모씨. 역전세로 보증금 미반환 걱정이 날로 커져, 9월 계약이 끝나면 무리해서라도 인근 아파트 전세로 옮길 계획이다. 하지만 공인중개사무소 몇 군데를 둘러보고선 고민이 깊어졌다. 김 씨는 "눈여겨보던 4억원대 초반 매물들이 이제 5억원대 중반까지 올랐더라"면서 "다른 동네도 알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공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시장이 서서히 살아나니 집주인들이 전세로 주는 대신 집을 팔기로 마음을 바꾸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전세 매물이 6개월 만에 40% 급감했다. 미국발(發) 고금리 여파로 세입자를 못 찾아 매물이 넘쳐나던 올해 초 전세 시장과는 딴판이다. 반대로 매매 매물은 30% 넘게 증가했다. 최근 금리 안정화·부동산 규제완화로 아파트값이 반등하자, 전세를 매매로 돌려 처분하려는 집주인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2452건으로, 6개월 전 5만4135건 대비 2만1683건(40.1%) 감소했다. 서울 전세 매물은 2월27일 4만건대로 떨어진 이후 5월 3만건대로 접어들며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반대로 같은 기간 매매 매물은 5만1163건에서 6만6174건으로 1만5011건(29.3%) 증가하며 대조적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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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전세 매물 급감·매매 매물 급증의 핵심 원인으로 집주인의 '변심'을 꼽고 있다. 최근 기준금리가 4회 연속 동결되고, 각종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면서 집값이 점차 반등하는 추세다. 이에 집주인들이 전세 시장에 내놓았던 매물을 거두고 매매 매물로 다시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아파트 전세 거래량이 줄어들었는데도 매물은 사라지는 현상이 이 주장을 뒷받침해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3월 1만6211건에서 4월 1만3414건, 5월 1만1941건, 6월 9941건으로 지속 감소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올해 초 10억원대까지 떨어진 고덕그라시움 전용 59㎡가 12억원대까지 올랐다"면서 "상황이 나아지자 전세로 주고 관망하려던 집주인들은 '이때다' 싶어 집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강동구 아파트 매매 매물은 3494건으로 6개월 전 2626건보다 33% 많아졌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강동, 송파, 마포, 양천 등 대체로 가격이 높고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서 집값 상승이 일어나며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거래 분위기는 지역별로 차별화되는 양상"이라면서 "중저가 지역도 뒤늦게 시류에 편승하면서 점차 반등 지역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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