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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알도 안 먹히는데…” 서울대 의학박사, 초등교사 폭행·사망 잇단 논란에 오은영 ‘금쪽이’ 방송 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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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석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매우 심각해 보이는 아이 문제도 몇 차례의 상담, 또는 한두 달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듯 꾸민다. 그리 간단한 게 아니라는 것쯤은 정신과 의사라면 알고 있다”

세계일보

서천석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페이스북 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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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가 최근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으로부터 전치 3주 폭행을 당하고, 또 다른 교사가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들과 관련해 ‘육아 전문가’ 오은영 박사 등이 출연하는 ‘육아상담 예능 방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서천석 서울대 의학 박사는 지난 19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 박사가 출연하는) ‘금쪽이’ 류의 프로그램들이 지닌 문제점은 방송에서 제시하는 그런 솔루션으로는 결코 해결되지 않을 사안에 대해서 해결 가능하다는 환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적었다.

서 박사는 “매우 심각해 보이는 아이의 문제도 몇 차례의 상담, 또는 한두 달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듯 꾸민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렇게 해결 못하는 부모와 교사에게 책임이 갈 수밖에 없다”면서 “실력이 부족하든, 노력이 부족하든 둘 중 하나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정신과 의사라면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노력해도 바꾸기 어려운 아이가 있고, 상당수는 장기간의 노력이 필요하며, 그런 노력에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정신과 의사들은 안다)”면서 “그런 진실을 말해야 하는데도 프로그램은 흥행 내지 권위를 위해 의도적인지 아니면 은연 중에 그러는지 환상을 유지하려 든다”고 꼬집었다.

서 박사는 “엊그제도 많은 사람들에게 분노와 걱정을 갖게 한 교사 폭행 사건이 있었다. 오늘은 서초구의 한 교사가 교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면서 “일반적 교권 침해 문제는 그 문제대로 강력한 해결책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신적 문제 내지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교실 내 어려운 상황에 대해선 이를 적극적으로 다룰 치료기관과 이를 뒷받침할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슨 상담 몇 차례나 교육 몇 차례? 바보나 얼뜨기 아마추어 아니면 그런 것으로는 씨알도 안 먹히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쯤은 다 안다”면서 “‘금쪽이 류’의 프로그램들이 지닌 문제점은 방송에서 제시하는 그런 솔루션으로는 결코 해결되지 않을 사안에 대해서 해결 가능하다는 환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육적 장기 입원까지 가능한 전문적 접근은 물론 행동치료 경험이 풍부한 일대일 전담 교사(치료사) 배치 등 강력한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문제 아이도, 나머지 아이들도, 교실도 지킬 수 있다”라며 글을 마쳤다.

한편, 지난 18일 SBS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 교사 A씨가 다른 학생들이 모두 보는 가운데 담당 학급 학생 B군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 교사 측은 B군에게 폭행을 당해 입 안이 찢어지는 등 전치 3주의 상해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진단을 받아 현재 학교에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B군의 부모는 되레 ‘교사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식의 대응을 하고 있다고 밝혀 공분이 일었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18일에는 서울 서초구에 있는 모 초등학교 내에서 1학년 담임 D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발견 당시 상황 등으로 미뤄 D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것으로 보고 정학한 사건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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