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1년 “평가회 구성을” 보고
靑, 환경평가 무관 ‘상생협의체’ 요구
“시진핑 방한뒤 재검토” 회의 기록도
주한미군 관계자가 2021년 5월 경북 성주군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서 발사대를 점검하고 있다. 성주=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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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당시 국방부가 2019∼2021년 다섯 차례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대한 일반 환경영향평가(환평) 추진이 필요하다고 보고했지만 청와대가 이를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의 보고가 있기 직전 당시 정부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한을 추진하면서 환평을 지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20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방부는 2019년 2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결과에 따라 평가협의회 구성 등 환평 일정을 최대한 지연시키기로 방침을 세웠다. 다만 국방부는 2019년 12월부터 2021년 6월까지 모두 5차례 환평 절차 이행을 위한 ‘평가협의회’ 구성의 필요성을 청와대에 보고했다. 당시 동맹인 미국 측의 ‘사드 기지 정상화’ 요구가 거세지자 환평 절차에 손놓고만 있을 순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
하지만 2020년 9월 청와대는 환평 절차와 무관한 ‘민관군 상생협의체’를 운영해 주민 설득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이 협의체는 2021년 5월 발족돼 단 한 번 열렸다. 평가협의회 구성은 임기가 끝날 때까지 이뤄지지 않았고 현 정부 들어서 두 달 만에 마무리됐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에 따르면 2019년 12월 4일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부, 외교부 등이 참여한 과장급 회의 결과 보고서에 “외교 현안 등을 고려할 때 연내에 환평을 위한 평가협의회 구성에 착수하기 곤란하다”고 명시됐다. 그러면서 “미측과 시기 조정에 대한 협조가 가능할 경우 민감한 외교 현안(중국 최고위급 방한) 소화한 후 4월경 재검토”라고 적었다. 최고위급은 시 주석을 뜻한다. 결국 환평 절차 지연으로 사드를 임시 배치 중이었던 성주 기지의 주둔 여건이 점차 부실해졌고 이는 한미 동맹 갈등으로 비화됐다.
2021년 6월 사드 기지에서 측정된 전자파가 인체와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판단한 내용이 적시된 문건이 청와대에 보고됐으나 청와대가 전자파 최대치가 인체 보호 기준에 미달되는 사실을 알고도 발표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국방부가 당시 작성해 방정균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에게 보고한 문건에는 ‘전자파는 순간 최댓값이 인체 보호 기준 대비 약 0.03%로 전자파 영향이 없음’이라고 적시돼 있다. 또 문재인 정부가 줄곧 사드 3불(MD 참여, 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지 않겠다)+1한(사드 운용 제한)에 대해 중국과 합의한 적 없다고 했지만 사실상 ‘양국이 합의한 3불 1한’이라는 표현을 쓴 국방부 내부 문건도 확인됐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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