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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교사의 분향소가 오늘(21일) 강남구에 있는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마련되면서 검은색 마스크를 한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오늘 오전 근조화환 약 110여 개가 늘어선 강남서초교육지원청 분향소에는 오전 11시 30분쯤까지 약 30명의 조문객이 찾아와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헌화가 시작된 오전 10시가 얼마 지나지 않아 분향소에 들어선 한국교원대 신입생 김 모(19) 씨는 오전 5시 30분쯤 인천에서 출발해 서이초를 먼저 찾은 뒤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검은 옷과 마스크를 갖춘 김 씨는 "요즘 교사 관련 사건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며 "어쩌면 이 일들이 친구나 동기·선배의 일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찾아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씨는 "교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학교에 입학한 친구들이 이런 사건을 보면서 다른 일을 하겠다고 자격증,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겠다거나 사교육으로 가겠다고 말한다"면서 안타까워했습니다.
경기도에서 근무하는 2년 차 교사 정 모(27) 씨는 본가인 대구에서 올라와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정 씨는 "남 일 같지 않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추모하러 왔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개선되는 부분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20년 차 교사 A(43) 씨는 학부모의 항의와 협박에 버티다 못해 올해 5월 휴직을 신청했다고 했습니다.
A 씨는 "학교폭력 가해자 학부모가 어떻게 우리 아이를 사과시킬 수 있냐며 정서적으로 우리 아이가 받을 상처를 생각하면 당신을 가만두지 않겠다며 신고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A 씨는 "이런 일이 생겨도 교권 회복을 위한다며 내용도 별로 도움 안 되는 교사 연수만 시킬 것이라고 선생님들끼리 얘기했다"면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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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정문 안쪽에 마련된 임시 추모공간에도 이른 아침부터 숨진 교사를 애도하기 위한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어제(20일) 학교는 "21일부터 강남서초교육지원청 앞 추모공간이 마련될 예정"이라며 추모 장소 변경을 안내했지만, 학교를 찾은 추모객을 위해 정문을 개방하고 임시 추모공간도 그대로 뒀습니다.
학교 담장은 동료 교사들이 보낸 근조화환 1천500여 개와 애도와 항의 메시지를 담은 수백 개의 포스트잇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한다는 오 모 씨는 "처음에 학교에서 돌아가셨단 소식을 듣고 얼마나 힘드셨을까 싶었다"며 "담임 교사가 학부모의 모든 화살을 전혀 걸러지지 않은 채 맞아야 한다. 이런 일이 없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교대 신입생이라는 이 모(19) 씨는 "이런 일을 겪으면서 도대체 어떤 교사가 최선을 다해 아이들 하나하나를 예뻐하고 관찰하며 가르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며 "이번에 조금이라도 목소리를 모아 내가 교직에 나갈 땐 그런 의구심을 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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