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와이어 매달려 연기 대부분
연기 허점 제 눈에는 여전히 많아"
도경수는 “노래도 연기도 여전히 재미있다”며 “반반의 비중으로 노래와 연기를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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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트’(2014)로 데뷔한 지 9년. 1,000만 명이 각각 본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2017)과 ‘신과함께-인과 연’(2018)에 출연했고, 인기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2018) 주연을 맡기도 했다. 인기 그룹 엑소의 멤버인 도경수(30)는 이제 연기 이력이 제법 붙은 배우가 됐다. 그는 ‘더 문’(2일 개봉)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도경수를 만나 신작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더 문’은 달 탐사에 나선 국내 우주인 황선우(도경수)가 사고로 달에 고립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지상에서 선우를 구해내려는 재국(설경구)과 미항공우주국 간부 문영(김희애)의 사연이 포개지면서 극적 요소를 더한다. 순수 제작비만 286억 원이다. 올여름 한국 영화 빅4 중 가장 높은 제작비다. 우주선 발사와 달 탐사 장면 등을 스크린에 구현하기 위해 큰돈이 들어갔다. 카메라 42대가 동시에 동원돼 건져낸 장면이 여럿이다. 소품 하나하나에도 공을 들였다. 월면차 제작에만 3개월이 걸렸다. 돈과 시간을 들여 빚어낸 우주 장면은 이전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신과함께’ 시리즈의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더 문’은 도경수가 첫 주연한 텐트폴 영화다. 도경수는 군 생활하고 있을 때 시나리오를 받았다. 그는 “한국에서는 나온 적이 없는 영화라 마냥 궁금하고 신기했다”고 돌아봤다. “김용화 감독을 대단하신 분이라 생각하고 있었기에” 출연을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도경수는 '더 문'에서 달 탐사에 나섰다가 우주에 고립된 우주인 선우를 연기했다. CJ ENM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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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어 촬영이 대부분이었다. “땅을 딛고 서 있는 장면을 제외하면 모두 와이어에 매달려 연기했다”고 해도 될 정도로 비중이 컸다. 도경수는 커튼 봉처럼 앞뒤로 움직일 수 있도록 제작된 특수 와이어에 매달린 경우가 많았다. 무중력상태에서 유영하는 연기를 위해서였다. 도경수는 “몸 중심 근육에 힘을 빼면 몸이 뒤집어질 수 있고, 와이어를 이리저리 당기는 사람들의 타이밍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무게 5, 6㎏ 정도 되는 우주복을 입고 좁은 모형 우주선 안에서 섬세한 움직임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도경수는 ‘더 문’을 ‘스윙 키즈’(2018)와 함께 “가장 애착이 큰 영화”라고 꼽기도 했다. “탭 댄스를 배우거나(‘스윙 키즈’) 와이어 연기에 집중하는 등 캐릭터 구축에 가장 큰 노력을 들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설경구와 김희애가 주연에 이름을 함께 올렸으나 홀로 연기한 거나 다름없었다. 선우는 서넛 장면을 제외하고는 지구 밖에 있기 때문이다. 설경구와는 짧게 두 장면을 촬영했고, 김희애와는 촬영장에서 만난 적이 아예 없다. 도경수는 “배우라면 누구든 함께 출연하고 싶은 선배님들인데 얼굴 보며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놓쳐 아쉽다”고 말했다.
도경수는 달에 고립된 우주인의 감정을 여러 가지 표정으로 표현해 낸다. 상대 배우의 반응이 없는 상태에서 해낸 연기라 성취가 돋보인다. 도경수의 성장에 대한 평가가 영화계에서 벌써 나오고 있다. 하지만 도경수는 “허점이 너무 많아 딱 꼬집어 말할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표정 하나하나가 제 눈에는 보이거든요. 왜 저렇게 연기했을까 저는 아쉽고 후회가 되죠.”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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