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권력기관인 미 하원 세입위원회를 무려 16년간이나 이끌며 '워싱턴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자'라 불리던 정치인 윌버 밀스. 위키미디어 커먼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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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세입위원회는 세금과 관세, 무역협정, 각종 사회보장정책 등을 관할하는 상임위다. 연방 정부 수입(revenue) 관련 입법과 정책을 심의-결정하는 게 주된 역할이지만, 특정 산업이나 지역구 사업 등에 대한 감세와 세금공제 혜택, 메디케어 등 사회보장 프로그램의 재정을 감독하는 권한까지 보유하고 있어 가장 막강한 상임위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세입위원장은 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특정 법안을 규칙위 심사 없이 본회의에 상정하고, 직권으로 주요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할 권한까지 지녀 정-재계 영향력 면에서 ‘워싱턴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자’라 불렸다.
그 엄청난 권력을 역대 최장 기간인 16년간(1958~74) 장악해온 민주당 정치인 윌버 데이 밀스(Wilbur Daigh Mills, 1909~1992)가 1974년 12월 10일 자진 사퇴했다. 워터게이트 스캔들 덕에 덜 알려진 ‘타이달 베이슨 사건(Tidal Basin Incident)’ 즉 밀스의 섹스 스캔들 때문이었다.
아칸소 카운티 판사 출신인 밀스는 39년 하원의원이 된 이래 77년까지 38년간 연임하며 58년부터 세입위원회를 이끌었다. 그는 65년의 ‘메디케어(Medicare) 법안’을 주도적으로 설계했고, 장애보험과 농민 및 공무원 사회보장 확대 등 진보적인 입법에 기여했다. 하지만 로비 등 외압 차단을 명분으로 한 밀실 회의와, 의사일정 단독 결정 등 강력한 리더십으로 더 유명(?)했다.
74년 10월 7일 새벽 그는 워싱턴D.C. 제퍼슨 기념관 근처에서 전조등을 끈 채 음주 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이 다가오자 동승하고 있던 한 여성이 차에서 내려 도주하다 인근 수로(Tidal Basin)에 빠지는 소동을 빚었다. 조사 결과 그 여성은 직업 스트리퍼였다. 언론에 대서특필된 그 (섹스)스캔들을 한사코 부인하던 밀스는 여론이 악화하자 세입위원장직을 사임했고 76년 재선까지 포기하며 정계를 떠났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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