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러기는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흔한 피부 질환이다. 그만큼 원인과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날씨가 더운 여름철엔 두드리기도 기승을 부린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김혜성 교수는 “여름에는 강한 햇빛과 함께 땀 배출과 에어컨 사용량이 늘면서 두드러기를 유발하는 원인이 많아진다”며 “기온이 높은 탓에 피부 가려움증 같은 두드러기 증상도 더 심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여름철 자주 발생하는 두드러기와 대처법에 대해 알아본다.
여름철엔 물리적인 요인에 의한 두드러기가 자주 발생한다. 첫째는 일광 두드러기다. 햇빛이 강해지면 피부가 예민한 사람에게 일광 두드러기가 빈번하게 관찰된다. 자외선·적외선·가시광선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상민 교수는 “일광 두드러기 증상은 대부분 햇빛 노출 부위에 나타난다”며 “얼굴이나 목, 가슴 앞, 손등, 팔다리 등 평소 햇빛에 자주 노출되는 부위가 가려우면서 발진과 부종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러한 증상은 통상 수초~수분 뒤 발생하고 수시간 내에 회복한다. 햇빛에 노출된 후 5분 이내에 두드러기가 나면 일광 두드러기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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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성 두드러기 땐 따가운 증상
둘째는 콜린성 두드러기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여름철 콜린성 두드러기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꽤 있다. 이 질환은 몸속 체온(심부 체온)이 갑자기 올랐을 때 나타난다. 심부 체온이 상승하면서 분비되는 신경전달 물질이 혈관을 확장해 두드러기를 유발하는 것이다. 운동이나 사우나를 할 때, 뜨거운 음식을 먹었을 때 피부가 부풀어 오르는 팽진과 발진이 발생한다. 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 신정진 교수는 “콜린성 두드러기는 일반적인 두드러기보다 크기가 작고 좁쌀 크기의 병변이 여러 개 발생하는 게 특징”이라며 “가려움증보다는 따가운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셋째는 한랭 두드러기다. 찬 바람과 찬물, 찬 음식에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두드러기다. 피부가 찬 공기나 찬 물질에 노출된 후 다시 따뜻해지는 과정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일반적인 두드러기 증상처럼 특정 부위의 피부가 간지럽거나 따끔거리고, 붉은 부종이 올라오는 식이다. 한랭 두드러기는 주로 추운 겨울철에 발생한다고 알려졌지만, 여름철에도 간과할 수 없는 질환이다. 여름엔 냉방기기 사용량이 늘어 에어컨에서 나오는 찬 바람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아이스 음료를 마시거나 찬물에서 수영을 즐길 때도 한랭 두드러기가 올라올 수 있다”며 “증상이 심하면 호흡기 점막이 부어오르면서 호흡곤란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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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고 기름진 음식은 피해야
대부분 두드러기가 발생하면 수일 내 증상이 나아진다. 하지만 심한 경우 복통과 호흡곤란을 동반하면서 위급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두드러기와 함께 숨이 차는 증상이 있으면 기도가 붓는다는 신호임을 알아채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두드러기는 치료만큼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일상에서 여름철 두드러기 유발 요인을 피하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일광 두드러기는 햇빛을, 콜린성 두드러기는 열을, 한랭 두드러기는 냉기를 차단해야 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을 하면서 이를 모두 지키긴 쉽지 않다. 김 교수는 “어떤 상황에서 두드러기 재발이 반복되는지를 자세히 파악하고, 평소에도 옷차림이나 실내·외 온도 변화에 각별히 신경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일광 두드러기가 있을 땐 가급적 햇빛이 강한 시간대(오전 11시~오후 3시)엔 외출을 피하는 것이 이롭다. 차단제 사용은 필수다. 자외선 차단제를 발랐더라도 외출할 땐 모자·선글라스·양산 등을 이용해 빛을 이중으로 차단해 주는 것이 좋다. 옷은 짙은 색의 얇은 긴소매를 입어 햇빛을 최대한 가린다. 콜린성 두드러기는 체온 유지가 핵심이다. 특히 기온이 높은 여름엔 야외 운동이나 사우나·찜질은 피한다. 정서적인 자극이나 과한 스트레스도 심부 체온을 올리는 지름길이다. 증상을 유발하지 않도록 심리적인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몸에서 열이 나게 하는 매운 음식과 기름진 음식은 섭취하지 않는다. 한랭 두드러기의 경우 더운 여름철엔 실내 온도가 더 중요하다. 과도한 냉방기기 사용으로 실내 온도가 극단적으로 낮아지지 않게 신경 써야 한다. 에어컨보단 선풍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에어컨을 이용해야 한다면 찬 바람에 피부가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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