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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美친 금리, 경기 후퇴中…韓증시 '비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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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호재가 없다. 최근 심상치 않은 국내 증시 움직임을 두고 증권가의 우려가 깊어진다. 상반기 내내 이어졌던 중국 경기 둔화 우려는 8월까지 악재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가파르게 올라가는 미국 장기 국채 금리도 걱정스럽다. 외국인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에 빨간 불이 켜졌다.

16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45.23포인트(1.76%) 내린 2525.64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23.39포인트(2.59%) 떨어진 878.29에 마감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양대 시장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는 14억원 순매도하는 데 그쳤지만 코스닥 시장에서는 홀로 1611억원 어치 팔았고, 특히 지수 선물 시장에서는 9208계약 순매도하면서 악화된 투심을 보였다.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287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584억원 순매수했고, 지수 선물시장에서도 4290계약 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시장 방어에는 실패했다.

중국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것이 증시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경기 방향성을 판단할 때 지표로 쓰이는 미국 장기채 금리가 지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전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21%를 기록해 지난해 11월 고점 수준(4.22%)까지 올랐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장중 4.4%까지 오르기도 했는데, 국채 금리가 부담스러운 정도로 오르면 전 세계적으로 금융 정책이 긴축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마음 놓고 부양책을 쓰기가 어려워지고, 돈이 안돌면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부담이 더 커진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를 둘러싼 환경도 좋지 않다. 이차전지 등 테마주로 쏠린 자금이 국내 우량주로 순환매되기 보다는 또 다른 테마주로 이동하면서 변동성을 키운다. 급등락하는 테마주에 자금이 묶여 증시 전반에는 자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가 나타날 수 있다. 이날 증시가 크게 하락한 가운데 실체가 없는 것으로 판명된 '초전도체' 관련주인 서남, 덕성 등 테마주들만 모조리 상한가를 기록한 것이 대표적 예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도 우려스럽다. 2분기 국내 기업 실적은 시장 눈높이에 부합했지만 3분기부터는 둔화 우려가 커진다. 당초 반도체, IT 등 주요 수출 역군 산업은 상반기 업황이 바닥을 찍고 하반기 반등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최근 수출 동향을 보면 글로벌 제조업 경기 둔화 속 반도체는 물론, 그동안 좋았던 자동차까지 둔화하는 모습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팀 연구원은 "국내 수출 비중이 높은 지역이 중국과 아세안인데 50% 비중을 넘었던 것이 7월 기준 40% 정도로 줄었다"며 "중국 경기 둔화가 수출 중심 국가인 한국 경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미국 경기가 나쁘지 않다는 것이 희망요인이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이나 소매판매 지표 등이 양호해 글로벌 경기 침체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증시 향방은 오는 25일 예정된 미국 잭슨홀 미팅(경제 심포지엄)에 달렸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 연구원은 "국내 증시 하락이 꽤 진행됐고 중국도 경기 부양책을 지속적으로 내놓는다는 게 다행스러운 부분"이라며 "다음 주 잭슨홀 미팅에서 미 연방준비제도가 긴축을 강화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 시장이 진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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