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이슈 스마트폰 소식

손바닥 갖다 대니 '결제 완료'…스마트폰조차 필요 없어진다 [트랜D]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올해 국내에 애플페이가 도입되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국내 간편 결제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페이와 함께 아이폰 사용 편의성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간편 결제 시장은 급성장 중입니다. 2021년 기준 국내 간편 결제 이용 규모는 약 220조원에 달합니다. 신용카드를 꺼내 결제하는 방식보다 스마트폰을 꺼내 결제하는 방식의 비중이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갖고 다니지 않아도 항상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으로 결제할 수 있고,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에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됩니다. 최근 간편 결제는 생체 인식 기술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현금 결제에서 신용카드 결제로, 스마트폰 결제로 바뀌어 온 결제 방식이 앞으로는 스마트폰조차 필요 없는 방식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롯데카드 핸드페이. 사진 롯데카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마존과 텐센트의 손바닥 결제



올해 5월 아마존은 생체 인식 기반 결제 시스템인 '아마존 원(Amazon One)'의 손바닥 결제 기능에 연령 확인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지난 달에는 올해 말까지 미국 전역에 약 500개에 달하는 홀푸드 및 아마존 프레시 매장에서 손바닥 결제가 가능하도록 본격적인 기술 적용을 예고했습니다.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과 연결하면 할인 혜택이 주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존이 손바닥 인식을 활용해 결제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은 2020년 초 밝혀졌습니다. 아마존이 커피숍, 레스토랑, 서점 등 오프라인 결제 시장을 노리고 준비한 기술은 이미 2019년에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습니다. 아마존이 개발한 시스템은 고객의 손바닥 주름과 정맥의 형태를 포착해 신원을 식별하고 스캐너에 손을 댈 필요가 없는 비접촉식입니다. 카메라 센서 위 일정 거리를 두고 손바닥을 두면, 손바닥 정보를 인식합니다.

중앙일보

아마존 원 스캐너. 사진 아마존 원 공식 홈페이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에는 이미 아마존 원 기술을 도입해 테스트 중인 오프라인 매장과 기업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스타벅스입니다. 스타벅스는 본사가 위치한 시애틀 지역에 아마존 원을 시범 운영 중입니다. 손바닥 결제를 이용하려면 스타벅스 매장 내 아마존 원 키오스크에서 가입합니다. 먼저 스타벅스 앱에 있는 바코드를 스캔해 사용자 기본 정보를 입력합니다. 이후 양 손바닥을 스캐너 위에 올려 등록합니다. 이 과정은 2분이 걸리지 않습니다. 아마존 원 손바닥 결제 시스템에 가입하고 나면 음료를 주문하고 스캐너에 손만 갖다 대면 결제가 끝납니다.

중국도 일부 지역에서 손바닥 결제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베이징에서는 전철역에서 손바닥 결제로 승·하차 출입과 요금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위챗페이를 운영하는 텐센트는 손바닥 결제 관련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일반 결제는 물론 교통카드, 입장권 등 다양한 결제 방식에 손바닥 결제가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알리페이 역시 관련 특허를 출원하고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손바닥 주름과 모양으로 식별



일반적인 생체 인식 기반 결제에는 지문 인식, 홍채 인식, 안면 인식 등이 있습니다. 지문 인식의 경우 인식이 잘 안 되거나 얼굴 인식은 쌍둥이처럼 닮은 얼굴은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손바닥 인식은 손바닥 주름과 모양, 정맥의 형태 등 식별할 요소가 많아 다른 생체 정보보다 풍부한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손바닥 정맥 패턴은 사람마다 정맥 혈관의 모양이나 선명도, 모양 등이 다른 점에서 착안한 기술입니다. 손바닥 정맥 인식의 고유 특성으로 인해 손바닥의 부상이나 화상 또는 기타 피부 문제는 기술의 정확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유사한 특징을 갖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인식 정확도가 높습니다.

중앙일보

손바닥 정맥 인식 기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손바닥 정맥 인식 기술의 작동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생체 인식 손바닥 정맥 스캐너는 적외선 레이저나 카메라를 사용해 손바닥의 정맥 패턴을 캡처합니다. 스캔을 통해 고유한 정맥 패턴을 디지털로 표현한 생체 인식 정보를 생성합니다. 이때 생성한 정보를 암호화하고 정맥 패턴의 특징을 추출해 식별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합니다.

사용자가 인증이나 결제를 진행할 때마다, 시스템은 저장된 정맥 패턴과 실시간으로 스캐너에서 사용자가 직접 손바닥을 스캔한 패턴을 비교해 일치 여부를 확인합니다. 패턴이 일치하면 해당 사용자를 인증하고 결제를 승인합니다. 또 손바닥 인식은 손바닥 중심의 혈관 모습을 인식하기 때문에 접촉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접촉과 대면 방식이 꺼려질 수 있어 이러한 비접촉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대중화는 숙제



중앙일보

위챗 손바닥 결제 스캐너. 사진 위챗페이


가장 큰 걱정은 아무래도 개인 생체 인식 정보 유출입니다. 아마존 원의 경우 사용자의 손바닥 결제 정보와 서명을 기반으로 고유한 서명을 생성하고 암호화해 저장합니다. 언제든지 사용자가 원할 때 ID를 삭제하고 2년 동안 사용하지 않는 경우 시스템이 정보를 삭제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손바닥 결제를 개발하는 다른 기업도 손바닥 패턴 정보를 암호화하고 보관하며 제삼자가 손바닥 정보를 활용할 수 없도록 보안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생체 인식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보다 선결해야 할 과제는 대중의 인식과 편의성입니다. 특히 스마트폰 결제에 익숙해진 사용자에게 손바닥으로 결제하도록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모든 유형의 결제 방식에는 항상 학습 곡선이 있었습니다. 현금 결제 시대가 지나고 신용카드 결제가 시작됐을 때 카드 결제 역시 대중이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중국의 경우 신용카드 결제보다 QR코드 기반 결제 같은 다른 방식의 결제 방식이 대중화됐는데 기존 결제 방식보다 최대한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는 것이 주요했습니다.

생체 인식 기술 개발의 가속화와 결제 분야에서 생체 인식 기술이 지닌 장점, 아마존과 텐센트 같은 글로벌 빅 테크 기업이 해당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은 생체 인식 결제 시스템이 앞으로 다가올 미래라는 것을 시사합니다. 앞으로 손바닥으로 결제하는 방식이 현금이나 신용 카드, 심지어 스마트폰 결제 방식을 바로 추월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다만, 스마트폰 없이 손바닥 결제가 편리하고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학습 곡선의 꼭대기에 도달하면 손바닥 결제 방식은 생각보다 빠르게 우리 삶에 파고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윤준탁 비트블루 CSO


윤준탁 비트블루 CSO는 웹3 전문 기업인 비트블루를 공동창업했다. SK플래닛, 한국IBM 등에서 근무했으며 뉴욕대학교에서 기술경영 석사를 취득했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에 관심이 많고 웹3.0과 디지털 경제 등 IT 분야에 대한 다수의 책을 펴냈다.

윤준탁 IT 칼럼니스트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