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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삭발·단식 카드 다 썼다…日방류 시작되자 입법투쟁 선회한 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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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STOP'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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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실현된 24일 장외 투쟁 대신 입법전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미 발의된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법 ▶농어업재해 대책법(방사능 오염 피해를 어업 재해로 인정) ▶피해어업인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당론으로 지정했다. 또한 일본 수산물의 수입을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오염수 노출 수산물 수입금지법’을 민주당 의원 168명 전원 명의로 이날 새로 발의했다.

의원총회에서는 일본 규탄 발언이 쏟아졌다. 이재명 대표는 “(일본이) 2차 세계대전 때 총과 칼로 태평양을 유린했다면 이제는 방사능으로 인류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역사는 오늘을 일본이 인류에게 또다시 씻지 못한 범죄를 저지른 날로 기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젊은 세대와 어린아이에게 10년, 30년 후 어떤 이상이 올지 단정하기 어려워 두렵고 무섭다”고 했다.

다만 비공개회의에서는 “어민들 피해 대책 마련이 방류 인정이라는 오해를 사게 해선 안 된다”(민병덕),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전면 수입 금지를 하려면 과학적 근거가 제시돼야 한다”(홍기원) 같은 지적이 나왔다고 한다.

그간 민주당은 장외 투쟁에 총력을 기울였다. 3월에는 윤재갑 의원이 삭발했고, 6월에는 윤 의원과 우원식 의원이 단식 농성을 벌였다. 김용민 의원은 지난달 22일까지 한 달 동안 남해안을 따라 800㎞를 걸으며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를 외쳤다. 당 차원에서는 범국민 서명운동(5월)에 이어 철야 농성(7월)과 촛불 집회(23일)를 개최했다.

정작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자 민주당은 당초 예정했던 ‘광화문~용산 도보 행진’ 대신 입법 전략을 논의했다.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방류 이전에는 ‘방류 저지’가 최대 목표였으나, 이제는 방류에 대한 대안 마련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총괄대책위원장을 맡은 우원식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오늘 방류하는 날인데 도보 행진으로 항의하는 것보다는, 이로 인해 피해 보는 산업을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를 발표하는 게 책임 있는 자세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원내정책수석부대표(오른쪽)와 어기구 농해수위 간사가 24일 오전 국회 의안과에서 후쿠시마 핵오염 수산물 수입금지 특별법을 접수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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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민주당은 한 차례 미뤄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투기 중단 국민행진’은 25일 개최할 예정이다. 26일에는 정의당·진보당·기본소득당과 함께 서울 도심에서 범국민대회를 연다. 우원식·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27일 일본 후쿠시마 현 이와키시에 방문해 일본 현지집회에도 참석한다. 민주당은 향후 런던협약·의정서 총회에서 방류를 저지에 목소리를 높이고 국제기구에 의원을 파견하는 등 9월 이후 ‘국제전’도 예고했다.

이에 대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동을 통해 수산물 분위기를 얼어붙게 해놓고, 그걸 보호하는 법을 발의하겠다는 게 병 주고 약 주고 아니냐”고 꼬집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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