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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G7 정상회담

'G7 대항마' 키우는 시진핑 …'美 적국' 이란도 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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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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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BRICS)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가입 이후 13년 만에 회원국 확충을 결정하면서 국제사회의 눈길을 끌고 있다. 미·중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협력자 찾기에 나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의도대로 브릭스 회원국 늘리기에 성공했다는 평이 나온다. 브릭스가 신규 가입을 승인한 6개국은 모두 시 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해온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잇는 육·해상 협력체) 프로젝트 참여에 서명한 나라라는 점에서다.

내년 1월부로 회원 가입 절차가 마무리될 경우 확장된 브릭스는 경제 규모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27%를 차지해 주요 7개국(G7)에 맞먹는 규모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다만 브릭스의 주축인 인도가 중국과 대립각을 세워왔다는 점에서 회원국 간 정치·외교적 협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규 가입이 승인된 6개국 중 에티오피아를 제외한 5개국은 인도와도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맺고 있다.

4년 만에 대면 형식으로 열린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는 회의가 개막한 지난 22일(현지시간)부터 시 주석의 예고 없는 행사 불참을 중심으로 분열 양상을 보였다. 핵심 의제였던 회원국 확장 안건이 올라간 23일 전체회의에서는 회원국 가입 조건을 둘러싸고 중국 등과 인도 간 이견이 부각되면서 합의안 도출이 긴 시간 지연되기도 했다. 미국 정치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은 "중국과 남아공, 러시아는 회원국 확대를 지지하겠지만 브라질과 인도는 영향력 축소를 우려해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 기존 브릭스 회원 5개국 모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등 가입에는 동의했지만, 이란 가입 문제를 두고선 입장 차이가 첨예했다고 남아공 매체인 메일앤드가디언이 익명의 브릭스 회원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번 승인 논의에서 인도네시아는 제외됐는데 기존 회원국 4개국이 가입 승인을 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1개 국가가 반대한 탓에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날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샌턴 컨벤션센터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인도는 브릭스 회원국 확대를 늘 전적으로 지지해왔다"면서 "새로운 나라들의 브릭스 합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신규 회원국 승인을 받은 6개국 중 사우디는 한때 중동 지역 내 미국의 최우선 동맹국으로 꼽혔지만 최근 들어 중국·러시아에 우호적인 행보를 보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사우디는 러시아와 더불어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멕시코 등 비회원 주요 산유국 협의체)를 주도하면서 미국의 원유 증산 희망과 반대로 유가 떠받치기를 위해 감산을 고집해왔다. 또 사우디는 올해 3월 중국의 중재를 통해 이란과 외교 관계를 정상화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란은 미국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면서 여러 측면에서 강도 높은 경제 제재를 받아왔다. 최근 미국과 비공식적으로 핵 협상을 벌여왔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교착 상태를 이어왔다. 이란은 중국·러시아에 우호적이지만 다음달 유엔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미국 동맹'인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기로 한 바 있다.

다음 회의는 내년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다. 지금까지 브릭스 가입을 공식 요청한 국가는 총 16개국이었으며, 비공식적으로 관심을 표명한 국가를 합치면 총 20여 개국에 이른다.

이날 시 주석은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힘을 모아 일하면 못 할 게 없고, 여럿의 지혜가 모이면 못 할 게 없다'는 중국 옛 표현을 언급한 후 브릭스 확장에 대해 "단결·협력하겠다는 결심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어느 한 나라도 현대화 과정에서 낙오하지 않도록 하자"고 호소했다. 이후 자신이 제안한 글로벌개발이니셔티브(GDI)를 위해 100억달러(약 13조2000억원)를 내놓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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